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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이날 12시 20분께 김밥과 쌈밥이 담긴 도시락을 펴 놓고 정주희(34.여, 마케팅업 종사)씨, 외국계 제조 회사에 다니는 남성 문모(35)씨, 컨설팅업에 종사하고 있는 하모(31)씨와 여의도공원 내에 위치한 정자에 둘러앉았다.
박원순 후보는 “어려운 자리를 부탁드려 죄송하지만 점심 도시락을 함께 하며 정책 제안을 좀 듣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첫 화두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소소한 정책 제안이었다. 박 후보는 “직장인들이 힘드니까 스트레스 풀기 위한 것들이 필요한데 혹시 이런 것(정책) 해보면 좋겠다 하는 것들을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후보는 젊은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주거와 보육 문제로 주제를 옮겨갔다. 그는 “주거와 보육 등 문제들이 많아서 결혼 안하는 게 당연해진 사회라고 느껴진다”며 “서울시가 1만7000쌍의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 지원과 1만명 정도의 아이 돌봄 인력을 채용해 보육의 틈새를 메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 여기 계신 세 분은 결혼 하시겠냐?”고 질문했다.
문 씨는 “집 문제가 정말 크다. 주거 문제가 없어지고 대출 지원의 장벽이 낮아지면 충분히 결혼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고, 정 씨 역시 “혼자 살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주거 문제도 함께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예산은 주거, 복지와 같은 삶의 질 개선에 써야 한다.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의 민원이나 요구에는 사소함이 없다. 작은 걸 잘해야 큰 일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씨는 “직장에 새로운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피부에 와 닿는 정보들을 조직 내 다양한 직급의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해 강남 등 회사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퍼져 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와 40분간 이어진 도시락 대화에 대한 30대 직장인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정 씨는 “원래 소탈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며 “소통하기에 편안하게 말씀해주시고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셔서 좋았다”고 했다. 문 씨 역시 “이런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세대를 뛰어넘어 접근하려는 시도로 느껴져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