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바이오, 2차전지, 게임 등 코스닥 주도주가 혁신기업으로 재편된데다 개인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이 더해진 효과가 컸다. 전문가들은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실적이 좋은 종목 위주로 편중됐다는 점에서 코스닥에서도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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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4%(11.26포인트) 오른 1000.65을 기록했다. 지수는 장 초반 잠시 하락하는 듯했으나 이내 상승세를 유지하며 1000선을 돌파했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으며 올해 들어 3.32%(32.23포인트) 상승했다.
시가 총액도 411조1000억원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 말 29조원에서 2010년 말 98조원, 2020년 말 385조6000억원에서 지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저점 대비 코스닥지수는 현재까지 133.6% 급등했다. 같은 기준으로 코스피 상승률(115.11%)은 물론이고 미국 나스닥(102.61%) S&P500(84.54%) 다우존스(81.8%) 일본 닛케이225(79.84%) 독일 닥스30(80.64%) 중국 상이종합(29.72%)를 크게 웃돈다.
과거 IT버블 시절과는 달리 시장의 질적 개선도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999년 말에는 한통프리텔·한통엠닷컴·하나로통신이 시가총액 1~3위를 차지할 만큼 통신주 중심이었고 새롬기술·한글과컴퓨터·다음 등 IT기업을 비롯해 기업은행과 같은 금융사도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이오·2차전지·5G 등 코로나 이후 산업 주도 업종이 대거 시총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바이오제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씨젠이 시총 1~3위를 차지하고 있고 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등의 게임주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이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혁신기업 위주로 구성되면서 이번 지수상승의 디딤돌로 작용했다”며 “코로나19 진단·치료·백신개발 등 제약바이오주가 작년 저점 이후 지수상승을 주도했고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K-뉴딜정책·2차전지 등 소재 업종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돌아온 외국인과 기관…“실적 좋은 종목 위주로 담아”
앞으로의 코스닥 지수의 상승도 IT와 제약, 바이오 업종의 반등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총 상위 종목이 이들 업중에 편중됐기 때문이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는 3월 기준 IT가 34%, 제약이 12%로 두 업종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내수 대비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지수 내 편성된 성장주 중심 업종 구성이 특징으로 지수 전반적인 상승이 IT, 제약, 바이오 업종의 반등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개인들이 IT전자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수를 해오다가 외국인 역시 이에 가세했는데 본격 실적 장세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들을 보면 IT부품, IT하드웨어 등 실적이 좋은 종목들이었고 개인들은 IT소프트웨어 등 신성장기업을 주로 사들였는데 코로나19 이후 화두가 된 기업들 위주, 실적이 좋은 업종 위주로 순매수를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같은 지수 상승이 단기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년 반 만에 종가 기준 1000을 찍었지만 본격적인 4월말, 5월초 실적에는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단기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같은 경우에는 코로나19가 아직 안 잡히는 상황인데 국내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려면 국내 내수가 개선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경기 회복을 선반영한 지난해 말 시작된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하면 금리 상승에 민감한 성장주로 구성된 코스닥의 단기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선택적인 중·소형주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접근 전략은 언제나 인덱스 베타보다 모멘텀 알파 플레이가 앞선다”며 “개인보단 외국인 누적 순매수 강도 상위 종목군에 집중하는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