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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회의 참석차 일본 도쿄를 찾은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회담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보도했다. 스가 총리가 취임한 이후 국외 장관급과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회담에서는 미·일 동맹 중요성이 화두에 올랐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가 총리가 아베 신조 전 내각에서 7년 넘게 관방장관을 지내 온 점을 언급하며 “관방장관 기간에도 미·일 관계에서 큰 노력을 했다. 매우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며 “미국은 그가 (총리라는) 새로운 역할에서도 우리의 지속적인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스가 총리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쯤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역시 “스가 정권에서도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인 미·일 동맹을 한층 강화할 방침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일은 미국과 중국이 강대강으로 맞붙는 와중에 이뤄져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동 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장관급 회의는 1년 가까이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 속 폼페이오 장관의 방일을 결정한 것은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와중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비공식 협의체인 쿼드 4개국과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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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회의에서는 대중국 견제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명목상으로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내세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과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 대테러 등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역내 동맹국 역시 홍콩보안법과 국경분쟁 등으로 중국과 반목하는 입장인 만큼 대중국 견제에 동참시키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일본을 포함한 쿼드 회원국이 미국 주도의 중국 포위망에 실제 동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경우, 중국이 지난 13년간 최대 무역상대 국가인 만큼 미·일 동맹을 앞세우다 중국에 보복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대부분 아시아 동맹국들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에 만족하면서도 최근 중국을 지나치게 적대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언사를 그리 환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은 쿼드 회의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보 협의체를 표방한 단체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 압박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중국 측에서는 쿼드가 아직 비공식 합의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지만, 이러한 협의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국을 향한 경고이며 언젠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같은 공식 집단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