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이어 업비트·빗썸·고팍스까지…'루나 도미노 상장 폐지'

바이낸스 이어 업비트·빗썸·고팍스도 상폐키로
"투자자 피해 예방"…코인원, 코빗도 상폐 여부 논의
투자자 패닉…권도형 대표 집에 괴한 찾아와
루나 거래량 폭증한 업비트는 며칠 만에 수십억 '수수료' 챙겨
  • 등록 2022-05-13 오후 6:49:31

    수정 2022-05-13 오후 7:00:34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이어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고팍스가 논란의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를 상장 폐지했다. 코인원, 코빗 등 다른 거래소들도 루나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터여서 ‘도미노 상폐’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3일 오후 업비트와 빗썸, 고팍스가 잇따라 루나의 거래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고팍스에서는 오는 16일 오후 3시부터, 업비트에서는 20일 오후 12시부터 루나를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빗썸의 경우 27일 거래 지원이 끝난다. 거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약 한 달 뒤에는 세 거래소 모두 출금까지 막는다.

업비트 측은 “현재까지 루나의 유통량 증가와 가격 변동이 지속되고 있고, 프로젝트의 사업 진행 상황에 있어 유의미한 진척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울러 여러 해외 거래소에서 루나 거래 지원이 종료돼 급격한 시세 변동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고팍스 공지사항 캡처


빗썸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달러 가치 연동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으며, 피해 복구를 위한 재단의 향후 계획도 불명확하다”고 했고, 고팍스도 “급격한 유통량 증가와 시세 변동 등으로 인해 향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바이낸스가 가장 먼저 루나의 상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코인원, 코빗 등 다른 거래소들도 루나 상폐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는 과도한 변동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산 암호화폐로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10위권에 들며 주목받았던 루나는 최근 99%까지 급전직하했다. 1달러로 가치가 유지되도록 설계된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의 알고리즘이 깨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부분의 스테이블 코인이 달러와 같은 전통적 법정화폐에 가격을 고정시키는 것과 달리 테라는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질 경우 루나와의 차익 거래를 통해 가치를 유지시켜 왔는데,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선 공매도 세력의 공격설까지 나온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에 이은 거래소의 상폐 소식에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두 코인을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 집에 신원 미상의 남성이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고 달아나면서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경찰은 권 대표의 배우자의 요청에 따라 배우자를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했다.

이런 가운데 원화마켓이 아닌 코인마켓에 루나가 상장돼 있던 업비트에서는 루나의 거래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19분 업비트에서 루나의 일 거래량은 1200억 개가 넘었다. 전날 거래량 120억 개의 10배 이상이다.

특히 이번 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 9일(약14만8566개)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난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업비트는 단 며칠 만에 적어도 수십억원 이상의 수수료 수입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가 단타족들의 놀이터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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