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전환 가속도…내년부터 휘발유 수요 빠르게 감소"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 최대 에너지 국유기업인 시노펙(중국석유화학)이 중국 내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휘발유 수요가 지난해 정점을 찍고, 내년에는 소비가 더 빠르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미지=챗GPT)

19일 시노펙 경제개발 연구소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유 소비량은 올해 약 1% 감소한 뒤 내년부터 더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는 또 전체 석유 수요는 늦어도 2027년까지 연간 약 8억톤(t)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지난해 예측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글로벌 석유 수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글로벌 석유 소비 역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요 감소 속도에 대해선 업계 내부에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내연 기관차용 연료 소비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플라스틱과 항공기 연료 관련 석유 수요는 여전히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가 주원료다.

뤄다칭 시노펙 경제개발 연구소 소장은 “석유화학 중심의 수요가 도로 연료의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며 “정유업체들은 화학제품의 수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년 이후 석유 기반 자동차의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노펙은 2019년 정점을 찍은 중국 내 경유 수요는 올해 5% 이상 감소하고,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유는 자동차를 비롯해 산업용, 발전용 연료로도 많이 쓰인다. 다만 항공유는 오는 2040년까지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시노펙보다 더 빨리 중국의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 CNPC는 중국 내 석유 소비량이 이전 예측보다 5년 빠른 내년에 7억7000만톤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신 보고서에서 내년 원유 수요 증가량을 중국의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하루 185만배럴에서 154만배럴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