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콜 몰아주기 의혹 규제 시동…카카오모빌리티 “오해입니다”

콜수락률은 가맹택시에만 유리하다는 택시업계
공정위에도 같은 입장 전달
수락률 고려는 기사와 고객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카카오
오버도 쓰는 콜수락률..공정위 판단이 알고리즘 좌우?
  • 등록 2022-04-26 오후 4:53:53

    수정 2022-04-26 오후 9:16:3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승객(콜) 몰아주기 의혹은 사실’이라며 ‘불공정 행위로 규제하겠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카카오모빌리티에 송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택시업계는 공정위에 택시배차에 콜수락률을 반영한 것이 가맹택시에만 유리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해왔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와 소비자 편익을 고려한 조치로 오해라는 입장이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와 우버가 가맹택시 시장에 뛰어드는 등 (AI 배차 시스템 도입에 따른) 가맹택시 시장의 경쟁제한 효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2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자사우대행위에 대한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 플랫폼 1위라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행위를 했다는 내용이다.

2020년 택시단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주고 있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서 고객과 거리가 가까운 비가맹택시보다 멀리있는 가맹택시가 콜을 먼저 잡을 수 있게 구현된 배차 알고리즘이 문제이며, 특히 콜수락률을 AI 배차 시스템에 반영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맹택시에만 유리 vs 기사와 고객 모두를 위한 것

공정위는 카카오가 도착예정시간뿐 아니라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배차하면서 알고리즘 구현시 콜수락률을 요소로 둔 것은 자사 가맹택시만 유리한 조치라는 택시업계 입장을 주요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T블루(가맹택시)의 경우 기사가 끄지 않으면 자동배차시스템으로 운영돼 콜수락률이 비가맹택시보다 높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 지난 2월 서울시 콜 몰아주기 실태조사 결과, 일반 택시 호출로 배차 성공 시 약 39%는 가맹택시가 잡혔다는 점도 상기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일반 기사님들도 골라잡기를 안 하시면 콜수락률을 높일 수 있다”면서 “배차시스템에서 콜수락률과 기사 평점 등의 요소를 넣은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배차대기시간을 줄여주고 기사분들에게는 콜취소가 적어지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회사에 따르면 도착예정시간만 배차 기준으로 했던 2019년에는 배차 대기시간이 평균 14.1초였지만, AI 배차 도입 이후인 2021년에는 8.6초로 39%나 줄었다.

AI배차시스템을 이용한 배차 시 고려항목 . 기사가 출발지까지 도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인 ETA(Estimated Time of Arrival)외에도 이 기사 만나지 않기 지정횟수, 배차(콜) 수락률, 기사평점 등이 고려된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우버도 쓰는 콜수락률…공정위 판단이 알고리즘 좌우?


또, 2020년 4월 콜수락률이라는 지표를 카카오모빌리티가 AI 알고리즘에 넣은 것은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택시업계의 의심도 공정위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콜수락률은 카카오모빌리티뿐 아니라 우버 등도 쓰는 지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우버는 콜수락률이 80%가 안되면 배차해주지 않는 등 콜수락률은 글로벌 모빌리티의 중요한 배차 기준 중 하나다. 공정위 판단에 따라 알고리즘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인가”라고 의아해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공정위는 AI배차 시스템 도입의 이유와 효과에 대해 상당히 오해하시는 것 같다”면서 “의견서 제출 및 전원회의 절차 동안 오해를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 소비자 후생을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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