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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는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난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어떤 여론조사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유일하게 구글 트렌드가 정확하게 맞췄다”면서 “우리나라도 빅데이터에 기초한 네이버 트렌드에서 꾸준히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가 저인 만큼, 이와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두배가 넘는 격차로 2~3위권을 달리고 있는 안 후보가 실제 본 투표 이후 뚜껑을 열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철근 미래캠프 공보본부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이제 선거 표심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고 있다”며 “십수분 동안 수화기를 통해 버튼을 누르는 여론조사에 더 이상 휘둘려서는 안된다. 응답하지 않는 유권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검색포털 사이트의 검색수치와 기사 발송량 등을 감안하면 안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원 사격했다.
과연 안철수 후보측이 주장이 사실일까. 국내 검색포털 서비스 1위인 네이버의 ‘네이버 트렌드’를 통해 검색해 봤다. 트렌드는 특정 검색어들을 입력해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이 검색됐는지 서로 비교·수치화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각 검색어는 절대 수치가 아닌 상대 수치로서, 조회 기간 내 가장 많이 검색한 수치를 100으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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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네이버 트렌드에서는 선거운동 기간 시작 이후에는 안 후보가 근소하게나마 가장 앞서고 있는 건 사실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검색 포털사이트 중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다만 검색어 외에 기사노출, 빈도 등은 순위와 관계가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사는 하나의 콘텐츠로 분류되기 때문에 네티즌이 직접 검색하거나 연관 검색어를 통해 클릭한 부분만 검색 순위로 잡힌다”며 “하루에 모바일, PC를 합쳐 검색 횟수가 억 단위가 넘는 만큼, 구글 보다도 국내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근거로 한 검색 순위가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검색이 많이 됐다는 것은 단순히 노출빈도나 인지도를 나타내는 건 맞지만 해당 후보에 대한 호불호가 반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 후보측이 근거로 내세웠던 지난 2016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는 국내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난 미국 대선은 트럼프가 전반적으로 열세이긴 했지만 전체 미주 지역 중 30~40% 가량은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미국 중서부 산업지대 ‘러스트 벨트’ 타케팅을 잘 한 것이 전체 득표 수는 적지만 이기는 선거를 만들었다”며 “단순히 SNS 홍보나 구글 트렌드 빈도가 높아서 당선됐다는 분석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 본부장은 이어 “안 후보가 실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면, 기존 여론조사에서 전체 25개구 중 적어도 10개구 정도 이상을 이기고 있고 나머지를 공략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며 “검색 순위가 높은 건 사실관계 확인 및 긍정·부정적 접근으로 요약된다. 단순 노출이 많이 된다고 인지도가 플러스 방향으로 높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