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반환했습니다. 현 정부가 한 달 기준 사료값 35만원, 의료비 15만원, 관리용역비 200만원 등 총 250만원 정도의 예산 편성안을 마련해주지 않았단 이유에서라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관리용역비가 200만원으로 책정된 이유가 무엇인지, 이는 현 정부와 문 전 대통령 측이 사전 합의한 사항인지 궁금합니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A.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를 둘러싸고 여론이 시끌시끌합니다. 그중에서도 개 두 마리에 배정된 예산 편성안 250만원에 대한 궁금증이 큽니다.
|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관리용역비는 개를 양육할 경우 소요되는 전문가의 도움을 가정한 상태에서 시장 가격을 고려해 책정했습니다. ‘송강’이와 ‘곰이’가 남북 정상 간 오간 선물이라는 점에서 보다 세밀한 돌봄을 받을 경우를 가정한 것입니다.
행안부 측은 “개를 양육할 때 사료나 의료비만을 최소 비용으로 고려할 수도 있지만, 대통령의 외교 선물로서 양호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가의 도움을 고려해 실무적으로 비용을 추산해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행안부 측은 “협약 당시에는 시간이 급박해서 소요 비용은 법령을 개정해서 근거를 만든 다음에 협의를 하자고 했다. (당시에는) ‘예산 범위 안에서 지원할 수 있다’ 정도만 정했다”라며 “법령이 개정되면 그 정도의 돈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해 (행안부에서) 행정적으로 추산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풍산개들의 미래는 정권 교체와 함께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선물 받은 동·식물에 대해 마땅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잦았던 탓입니다.
‘송강’이와 ‘곰이’는 문 전 대통령에게 오롯이 속하지 못합니다.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아니라 변호사 문재인이었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풍산개를 선물했을리 만무합니다. 정상 외교 과정에서 받은 선물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는 이유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북측에서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가 문제가 된 바 있습니다. 결국 김 전 대통령 퇴임 후 이들 풍산개는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져 전시됐다가 2013년에 자연사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물 받은 진돗개 두 마리가 번식해 아홉 마리까지 늘었는데 갑작스러운 탄핵 선고 이후 이들을 챙기지 못해 문제가 됐습니다. 이 개들은 전국 지자체와 일반 가정 등에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일단 ‘송강’이와 ‘곰이’를 반환한 상태입니다. 다시 반복될 수도 있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행령이 개정될 수 있을까요? 행안부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행안부 측은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 논의 중인 상태”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 이메일 : jebo@edaily.co.kr
- 카카오톡 : @씀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