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동규야, 안 좋은 마음먹지 말고 통화하자”

지난해 9월 압수수색 직전 메시지
검찰,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분석 중
정진상 8번, 김용 6번 페이스타임 연락
  • 등록 2022-10-26 오후 6:49:19

    수정 2022-10-26 오후 6:49:1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여러 차례 유 전 본부장에게 연락을 시도하며 설득하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9월 29일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직전 창문 밖으로 집어던진 휴대전화에서 정 실장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메시지를 발견했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 정 실장은 당일 오전 5시 6분~6시 53분 텔레그램을 통해 유 전 본부장에게 3번 전화를 걸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해당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는 텔레그램에 ‘부재중 전화’로 기록됐다.

이후 정 실장은 오전 7시 20분 ‘안 좋은 마음먹지 말고 통화하자 동규야’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정 실장은 압수수색 전날과 당일 아이폰 간 상호 음성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으로도 유 전 본부장과 8차례 연락을 시도했다. 압수수색 당일 오전 8시 8분께 페이스타임으로 전화를 걸어 7분 39초간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날 통화 내용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최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1주일도 안 된 휴대폰 버리라고 XX해가지고, 내가 휴대폰 버렸다가 난리가 나고”라며 정 실장의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이에는 지난해 9월 24일~28일 페이스타임을 통해 6차례 연락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전날인 28일 오후 10시 59분에는 김 부원장이 전화를 걸어 5분 17초간 통화했다.

유 전 본부장은 두 사람 외에 정민용 변호사, 김문기 전 공사 개발1처장과도 각각 19차례, 17차례 통화하거나 시도했다. 이 밖에 유 전 본부장의 텔레그램에는 가족 단체방을 포함해 5개의 대화방이 개설돼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 텔레그램에 정 실장, 김 부원장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핵심 정무 라인이 참여한 소위 ‘정무방’이 있었다고 주변에 밝혔으나 포렌식 결과 이 채팅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조만간 정 실장을 불러 당시 두 사람 사이 오간 대화 내용, 유 전 실장에 대한 증거 인멸 교사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구속 만료로 출소된 유 전 본부장과 사실혼 관계인 A씨에 대해 신변보호 조치를 결정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651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21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구속 연장을 위해 유 전 본부장이 추가 기소된 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재판과 대장동 재판의 병합을 요청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수감 1년여 만인 지난 20일 0시 석방됐다.

석방 후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4월~8월 김 부원장에게 8억원의 현금을 전달했고 대장동 수사가 시작되자 정 실장 등이 자신에게 연락해 회유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김 부원장은 이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구속된 김 부원장은 현재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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