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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인텔도 다른 반도체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CPU 설계에 집중하고, 생산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TSMC, 삼성전자(005930) 등과 같은 파운드리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고기술책임자 교체후 사업도 재편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머시 렌두친탈라 CTO는 다음 달 3일자로 인텔을 떠난다. 지난 2015년 퀄컴 부사장에서 인텔 CTO로 자리를 옮긴 지 5년여 만이다.
렌두친탈라 CTO는 대만 TSMC와의 경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핵심 인물로 한때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거론될 만큼 촉망받는 인사였다.
하지만 인텔의 7나노 반도체 출시 시기가 이전 계획보다 6개월 늦어지는 등 사업이 차질을 빚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앞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차세대 7나노 반도체 출시를 2022년으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7나노 반도체 출시는 입지를 확고히 할 히든카드로 여겨졌지만, 출시 지연으로 사실상 경쟁에서 밀려났다. 삼성전자와 TMSC 등은 이미 7나노 반도체 생산에 성공했으며 주요 고객 중 하나인 애플도 맥북에 탑재할 반도체 칩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인텔은 렌두친탈라 CTO가 이끌었던 시스템 아키텍처 및 클라이언트 그룹(TSCG)을 5개 사업부로 나누어 운영할 계획이다.
4개 팀은 기존 인텔 경영진이 각각 맡아 운영하고, 렌두친탈라 CTO가 주도했던 초미세공정 기술 개발은 인텔의 최고 여성임원 중 한 명인 앤 켈러 인텔 제조담당 수석 부사장이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인텔은 “새 팀의 수장을 맡기기 위한 글로벌 인재 물색을 지속할 예정이며 새 수장은 밥 스완 CEO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재편이 발표되면서 인텔이 반도체 위탁생산을 온전히 외부에 맡길 것인 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반도체 자체 생산을 고집할 경우 서버를 제외한 노트북·PC CPU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렌두친탈라 CTO가 신규 반도체 생산·개발을 총괄하는 동안 초미세공정에서 이미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초미세공정 기술개발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기기, 인공지능(AI), 5G,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등 각종 차세대 디바이스에 반도체가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이를 소형화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다만 인텔이 앞으로 초미세공정 기술개발에만 집중하고 생산은 파운드리 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TSMC, 삼성전자 등과 같은 파운드리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지난 23일 밥 스완 CEO는 생산을 외부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7일 대만 현지 언론에서는 TSMC가 인텔로부터 6나노 반도체 생산을 대량 수주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화권 매체인 중시신문망은 약 18만개 웨이퍼를 포함하는 전례 없는 규모의 수주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