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전략수정’ 홍준표, 막판 ‘낮은 자세’ 먹힐까

홍준표, 선거 카운트다운 들어가자 한껏 몸 낮추고 ‘읍소’
지원유세 중 큰절… ‘사과’ ‘사죄’도 거듭 입에 올려
‘우리 준표가 달라졌어요’…민주·정의당선 “진정성 없다” 냉소
일각선 “망설이던 지지층에 ‘명분주기’ 효과낼 수도”
  • 등록 2018-06-11 오후 6:10:57

    수정 2018-06-11 오후 6:10:57

9일 부산서 절 올리며 지지 호소하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 등(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13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그간 이어졌던 ‘막말’ 논란엔 ‘어쨌든’ 사과하고, 지원유세 도중 ‘큰절’을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등의 말을 되풀이하면서 당 안팎의 비판에 강경노선을 이어왔던 홍 대표가 선거 막판 ‘읍소’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지방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홍 대표는 지난 9일 부산을 찾아 네 번이나 큰절을 했다. 지난 2일 후보 지원유세를 중단한 지 닷새 만에 유세를 재개한 그는 이날 특히 잇단 큰절과 함께 ‘사죄’ ‘반성’이란 단어를 입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홍 대표는 “36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굴복을 모르고 살았는데, 선거 진행되는 거 보면서 국민한테 굴복을 해야겠다. 잘못한 것이 없어도 잘못했다고 해야 되겠다”고 했다. ‘막말’ 논란엔 “아무리 생각해도 막말한 게 없다. 경상도 어투가 원래 그렇다”면서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부산까지 무너지면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 대표의 ‘읍소 전략’은 그가 애용하는 페이스북에서도 이어졌다. 홍 대표는 같은 날 “내가 하는 강하고 센 말은 모조리 막말로 매도되는 현재 언론 상황에서 막말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선 내가 사과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고 한 뒤, “더 이상 막말 프레임에 갇히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선거 전 ‘우리 준표가 달라졌어요’를 기획하려다 홍 대표에 퇴짜를 맞은 적이 있지만, 이젠 홍 대표가 나서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정치권 안팎에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선거 막판에 어쩔 수 없이 절하는 모습 같다”고 혹평했다. 박 의원은 “불쌍해 보이고 측은해 보이기 위해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라며 “흔들리는 유권자들이 일부 있긴 하겠지만, 대한민국의 판이 바뀌고 있는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때가 되면 돌아오는 각설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고, 같은 당 심상정 전 대표는 “홍준표 대표의 큰절 퍼포먼스는 ‘정계은퇴 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비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선거 막바지가 되면 반전이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한국당 지지자였지만 망설이고 있던 이들의 마음을 돌리게 할 명분주기 정도는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엄 소장은 “애당초 지방선거는 인물과 구도, 전략이 승패를 가르는 주요한 요인이지 후보도 아닌 홍준표 대표의 태도 변화가 결과를 크게 좌우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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