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서울 구청장 선거… '수세 몰린' 한국당 5곳 지켜낼까

민주당, 금천·강남구 제외한 23곳 후보 확정
한국당, 강남·송파·서초·중랑·중구 수성에 '올인'
여당 디스카운트·공천 잡음·투표율 등 변수
"남북 정세 급변하면 민주당 역풍 시달릴수도"
  • 등록 2018-05-16 오후 4:39:17

    수정 2018-05-16 오후 4:39:17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6·13 지방선거에 나서는 서울 지역 25개 구청장 후보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선거 열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사상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제1야당인 과연 자유한국당이 손에 쥐고 있던 5곳(강남·송파·서초·중랑·중구)의 자리를 지켜내고, 세를 확장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앞으로 남은 북미정상회담 등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 변화와 공천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 투표율, 보수층 결집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여야 각 정당에 따르면 서울시 25곳의 기초단체장 중 3선 연임 제한에 걸리거나 국회 진출 등을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한 구청장은 총 8명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 2014년 총 20개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던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다. 나머지 현역 단체장이 출마의사를 밝힌 12개 지역 중 11개 지역은 단수 공천이나 경선 등을 통해 현역 구청장이 재공천을 확정지었다.

6·13 지방선거 민주당 영등구청장 후보로 현역인 조길형 구청장을 물리치고 채현일 전 청와해 행정관(왼쪽)이 단수 후보로 선출됐다,(사진=채현일 선거 캠프 사무소)


나머지 지역인 영등포구에서는 현역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이 민주당 공천에서 채현일 전 청와대 행정관에 밀려 탈락했다. 조 구청장은 재심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했다. 조 구청장은 “후보 공천과정에서 일부 불순한 정치세력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정신이자 민주당의 근간인 민주주의, 평등, 정의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당의 공천과정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이달 16일 기준 서울 25개 지역 중 금천구와 강남구를 제외하고 23곳의 구청장 후보를 확정지었다. 민주당에게 험지로 꼽히는 강남구청장 후보는 전략공천과 경선을 놓고 진통을 거듭한 끝에 결국 오는 19일 김명신, 여선웅, 정순균 세 명의 후보가 겨루는 경선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강남구청장은 그동안 민주당에서 난공불락의 불모지로 꼽혔지만 한국당 소속인 신연희 구청장의 구속 기소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이번에는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천구는 오는 22일 유성훈, 오봉수 후보 간 재경선에 따라 최총 후보가 가려지게 된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탓에 서울 지역 내 5곳을 겨우 차지했지만, 최근 청와대와 여당의 지지율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패색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한국당에서는 일찌감치 한국당 소속 4개 지역(중구·중랑·송파·서초구)에 현직 구청장을 재공천하고, 공석인 강남구청 자리는 장영철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을 공천해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서울 필승결의대회’에서 25개 구청장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한 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처럼 한국당에게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견제와 균형의 프레임에 묶여 ‘여당 디스카운트’를 당할 수 있는데다 위기를 느낀 보수층이 결집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당이 높은 지지율에 취해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싹쓸이를 자신하고 있지만, 강남권 유권자는 역대 사례를 보더라도 콘크리트 보수층이 많다. 최근 남북이슈에도 한국당 지지자들은 꿈쩍하지 않을 것”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최근 구청장 전략공천 과정에서 뒷말이 무성해 내부 반발 등 후유증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류경기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중랑구청장에 전략공천되자 예비후보였던 성백진 서울시 의원이 지난달 30일 추미애 대표 앞에서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또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이 중구청장으로 전략 공천되자 민주당 당사에서는 경선에도 가지 못한 예비후보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북한 이슈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 훈풍으로 작용하던 북한발 이슈가 남북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와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 등에 흔들리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율인데 북미 정상회담이 선거 하루전인 12일 열리게 되면 투표율이 확 떨어져 현역 구청장이 건재한 지역이나 조직을 잘 갖춘 정당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북미 정상회담 취소 등 상황이 바뀌면 판세가 크게 흔들리면서 민주당은 역풍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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