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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열린 KLPGA 드림투어(2부) 최종전인 왕중왕전. 마서영(20)은 드림투어 중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이 대회에서 4위를 기록하며 정규투어 출전권을 주는 상금 순위 20위에 턱걸이 진입하고, 다음달 KLPGA 투어에 극적으로 데뷔한다.
이예원, 황유민 등과 동갑내기 친구인 마서영은 국가대표나 상비군 경험도 없다. 이예원은 지난해 우승 없이도 상금 순위 3위를 기록하며 신인상을 받은 특급 신예. 황유민은 지난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박민지(25)에 기죽지 않는 경기를 펼치며 준우승을 기록하는 등 활약한 덕에 올해 신인상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이에 비하면 마서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 ‘무명’에 가깝지만, 지난해 그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았다는 점에서 활약을 기대할 법하다.
마서영은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점프투어(3부) 시드전을 봐야 하는 처지였다. 시드 순위전을 3위로 통과해 점프투어에서 활동한 그는 7월 드림투어(2부) 시드 순위전을 합격했고, 드림투어 9개 대회 만에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정규투어 풀 시드 마지노선인 상금 순위 20위를 기록한 마서영은 시드전을 거치지 않고 1년 만에 1부투어에 진출하는 극적인 성과를 냈다.
그는 스스로를 “골프에 매우 진심인 선수”라고 표현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인 선수 준비를 한 마서영은 “골프는 해도 해도 정복할 수 없는 느낌이다. 원래 싫증을 잘 느끼는 성격인데 골프만큼은 질리지 않았다. 한 가지를 이렇게 오래 한 건 골프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어린 나이지만 골프는 자신의 직업이라고 말하는 ‘프로페셔널함’까지 갖췄다. 학창 시절 추억 없이 골프만 했지만 전혀 아쉬움은 없다고 한다. 마서영은 “학생 때 보통은 장래를 많이 걱정하는데, 오히려 저는 길이 정해져 있었고 제가 할 것만 열심히 하면 돼서 더 좋았다. 그리고 정규투어 입성도 무조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마서영은 정규투어 데뷔를 메인 후원사 파마리서치의 리쥬란과 함께하는 겹경사도 누렸다. 제약 바이오 기업 파마리서치는 올해 KLPGA 투어 기대주들로 구성된 리쥬란 골프단을 창단했고, 그중 마서영이 기대주로 꼽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하는 파마리서치는 리쥬란 골프단을 통해 선수의 인지도보다 육성, 발굴을 모토로 후원을 시작했다. 마서영도 드림투어를 뛰던 지난해 말 이미 후원 계약이 확정된 상태였다. 선수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후원을 결정한 것이다.
파마리서치 측 관계자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저희의 철학”이라며 “올해 후원하는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는 골프단이 되겠다”고 밝혔다. 마서영은 “리쥬란의 후원 덕분에 드림투어에서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고, 그래서 결과가 더 좋게 나와 정규투어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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