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 씨 관련 기밀 첩보 일부가 사건 발생 직후 밈스에서 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7시간 감청’ 자료를 포함한 원본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선 감청부대가 작성한 첩보 원본은 국방부 국방정보본부 예하 777사령부 서버에 저장된다. 이 정보는 밈스와 실시간에 가깝게 연동돼 밈스 모니터를 통해 보여진다. 즉 777사령부와 밈스 서버가 다른 것이다.
사건 당시 관련 업무를 했던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건 발생 초기에는 다른 첩보들과 마찬가지로 밈스 모니터에 올라오다가, 합참 지시로 정보 수신 부대와 부서를 선별해 첩보 공유 제한 조치를 했다.
원본 데이터는 777사령부 서버에 남아 있지만, 밈스가 말 그대로 군사정보 유통 관리 시스템이기 때문에 밈스 서버에서 권한을 부여받지 못한 부대에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실무자 입장에서 ‘정보 삭제’로 받아들여졌던 이유다.
|
특히 군 밈스 열람 권한 통제는 이 씨가 피격·소각된 직후 23일 새벽 1시에 열린 청와대 주관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 이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 역시 자체 장비를 바탕으로 도·감청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비슷한 시간대 정보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박지원 전 원장을 고발한 배경이다. ‘월북’을 뒷받침하는데 불리한 표류나 단순 월선 첩보를 의도적으로 배제키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군은 23일 두번의 관계부처 회의에서 별도의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월요일(실종 당일) 보고를 받을 당시 조류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월북 가능성은 낮다, 없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군의 초기 정보 판단과는 다르게 청와대 및 관계부처 회의 이후 ‘월북 가능성’으로 선회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