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천달러 간다"던 테슬라 믿는 중국에 발등 찍혔다

中정부 "중국군 테슬라 차량 사용 금지"
美 화웨이 제재에 대한 보복 성격
무역전쟁 와중에도 中투자한 테슬라에 불똥
'주당 3000달러' 전망에 경고등 켜져
  • 등록 2021-03-22 오전 12:00:00

    수정 2021-03-22 오전 12:00:00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탈 때에도 테슬라가 믿는 구석은 중국이었다. 노르웨이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에 뺏겨도, 기존 자동차 강자들이 치고 올라와도 중국 시장만 잡으면 성장에 무리 없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믿었던 중국이 보안상의 이유로 군 시설에서 테슬라 차량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지자 테슬라에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테슬라 주가는 연초 880달러를 찍고 563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사진=나스닥)
중국은 테슬라가 공들이는 시장이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가 중국을 일컬어 “테슬라 성장 스토리에 있어 심장과 폐”에 빗댈 정도였다. 실제 지난해 테슬라가 전 세계에 판매한 전기차 약 50만대 중 30%에 달하는 14만7445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지난 2월 테슬라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매출은 66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두 배 넘게 뛰어 전체 매출의 21%를 차지했다.

2019년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벌인 가운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사진=AFP).
중국 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중국 내 전기차 생산도 늘려왔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2019년에는 상하이 자동차 공장에 투자해 중국 정부에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월 중국 규제당국의 소환에도 기꺼이 응했다. 테슬라 차량에서 비정상적인 가속과 배터리 화재에 대한 불만을 접수했다며 중국 당국이 문제를 제기하자 테슬라 상하이는 “정부 부처의 지도를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결점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며 자세를 낮췄다. 큰손 고객인 중국 눈밖에 나선 안 된다는 판단이다.

테슬라의 고공행진 전망 뒤에는 중국이 있었다. 테슬라 주가가 연초 880달러를 찍고 621달러까지 떨어진 지난 4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향후 2년 안에 중국 내 테슬라 수요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eye popping)’ 오를 것”이라며 올해 안에 시가총액이 1조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2년까지 전 세계에 자사 전기차 100만대를 팔 것이란 테슬라 목표도 실현 가능하다고 관측하면서다.

그의 예측에는 조건이 붙었다. “중국이 테슬라에 현재의 방침을 유지할 경우에”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은 방침을 바꿨다. 최근 항공 등 민감한 산업분야에 종사하거나 군부대,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에 테슬라 전기차를 몰지 말라고 지시하면서다. 테슬라 자동차에 달린 카메라나 센서 등으로 정보를 수집해 유출될 경우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제재할 때 들이댄 이유와 흡사해, 사실상 중국의 보복 조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20일(현지시간) ‘돈 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는 2025년까지 테슬라 주가가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사진=아크인베스트먼트)
이번 금지령에 따라 테슬라가 중국을 등에 업고 성공가도를 이어갈 거란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돈 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먼트는 테슬라 주가가 현재 655달러에서 2025년에는 3000달러로 오를 거라 내다봤다. 테슬라가 5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달성할 가능성이 50%에 달하며 자동차 보험이 개시되면 몇 년 안에 평균보다 높은 마진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일부 차량운행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이같은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테슬라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견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서의 테슬라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