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법인세 인하 부자감세 아니다" KDI 지적 새겨 들어야

  • 등록 2022-10-06 오전 5:00:00

    수정 2022-10-06 오전 5:00:00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내용의 윤석열 정부 세제 개편안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부자감세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KDI는 그제 발표한 ‘법인세 세율 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법인세 인하는 부자감세가 아니다”라며 “부자감세 주장은 정치적 구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KDI 보고서는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나는 법인세를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주체가 누구냐의 문제다. 법인세는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 아니라 법인을 구성하는 근로자·주주·자본가가 내는 세금이다. 실증 분석 결과, 한계세율이 10% 인상되면 근로자 임금은 평균 0.27% 감소하는데 시간제 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임금이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는 법인세를 내리면 세수가 줄어드느냐의 문제다. 보고서는 법인세 인하가 세수에 중립적이라는 결과를 제시했다. 1986년 이후 법인세를 내린 39개국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세수 감소 규모가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05%에 그쳤다고 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작성한 ‘2020 조세수첩’에 따르면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25%)은 서방 선진7개국(G7) 평균치(21.4%)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평균치(21.5%)보다 높다. 특히 G7 국가들과 비교하면 프랑스(31%)를 제외한 나머지 6개국이 우리보다 낮다. 한국의 조세 정책이 역주행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3%포인트 올렸다. 한국이 기업들에 과도한 조세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영국 정부가 최근 부자감세 정책을 철회했는데 야당 일각에서는 이를 법인세 인하 불가론의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부적절한 지적이다. 영국 정부가 철회한 것은 소득세 인하지 법인세 인하가 아니다. KDI 보고서대로 법인세는 소득세와 달리 부자에게 물리는 세금이 아니다. 기업을 적대시하고 기업에 높은 세금을 물리는 것은 자기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다. 야당은 이를 자각하고 법인세 인하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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