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감독원 안팎 인사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월께 중도사퇴할 것이란 소문이 돌자, 이같은 질문은 더 많이 쏟아졌다. 이 원장은 지난 14일 임원회의에서 “감독원에 딱 달라붙어 끝까지 일하겠다”며 총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한 번 불붙은 소문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진실이 어떻든 이미 여의도 술자리의 뒷담화 소재가 됐다.
|
둘째, 시장과 더욱 소통했으면 한다. 혼자만 열심히 일하면 소용이 없다. 아무리 선의로 접근해도 관치 논란만 키울 수 있어서다. 요즘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진 때일수록 몽둥이가 아닌 메스가 필요하다. 각 업권의 특성을 고려한 섬세한 접근이 중요하다. 시장과 자주 만나 시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언론과의 소통도 더 강화해야 한다.
셋째, 끝까지 일한다면 시스템 문제를 건드렸으면 한다. 시스템 핵심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다. 현재는 금융위원회가 액셀(산업정책)과 브레이크(감독기능)를 모두 갖고 있다. 이를 분리해 감독 기능은 금감원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개편안 골자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는 ‘힘 있는’ 금감원장이 금감원 독립성 강화를 위한 과제로 ‘힘 있게’ 논의해 봄직한 과제다. 특정 개인이 아닌 시스템으로 굴러가는 조직을 만들어야 금감원이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될 수 있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신속성’이다. 지난주에 금감원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담당자를 초청해 직원들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챗GPT 열풍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불공정거래 등을 감독하는 금감원도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금감원장도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출마설 소문에 좌고우면하기에는 시장 변화가 너무나도 빠르다.
초심으로 돌아갈 때다. 지난 1월 생생확대경 칼럼에서 ‘마동석처럼 싸우고 워런 버핏처럼 가라’고 제언한 것처럼, 민생침해 금융범죄에는 마동석처럼 통쾌한 응징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신경 쓰지 말라’고 조언한 워런 버핏처럼 멀리 보고 가시라. “금융회사의 책임경영을 주문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책임감 있는 감독을 실천합시다”라는 올해 이 원장의 신년사 다짐을 되새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