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PC본사 안일한 대응이 가맹점 피해 불렀다

  • 등록 2022-10-21 오전 6:00:00

    수정 2022-10-21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내 최대 제빵·외식기업 SPC그룹의 산업재해 사고 대응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급기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SPC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생산현장 관리소홀에 따른 인명사고보다 미흡한 사후대처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SPC 계열사 SPL 경기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홀로 근무하다가 배합기에 몸이 끼여 숨지는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사업장에서 한목숨을 앗아간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면 해당 기업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즉각 공식 사과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가는 게 국민적 상식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2인1조 근무규정’ 위반 소지도 있는 만큼 곧장 철저한 현장검증에 들어가야만 했다.

하지만 SPC는 일단 상황을 외면하기에 바빴다. 허영인 회장의 원론적인 수준의 사과문은 사고 발생 이틀 뒤에나 나왔다. 되레 영국 런던 파리바게뜨 1호점 개점 소식을 홍보한 점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사망 사고가 발생한 기계에 천조각만 둘러놓고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도 마치지 않은 채 빵 생산을 이어갔다는 상식 밖의 처사가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아무리 이윤이 좋아도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배려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건 경위 파악을 지시하고 나섰다.

‘사람이 죽어나가도 공장을 돌린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기업’이라는 비난과 함께 일부 노동계 및 소비자들 사이에서 SPC그룹의 모든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문제는 2차 피해다. SPC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의 경우 점주들이 대부분 자영업자다. 그들이 SPC와 가맹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본사가 브랜드 관리를 철저하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작금의 사태를 보면 본사의 잘못으로 인한 불매운동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가맹점주다. 불매운동을 불러온 것도, SPC그룹 사업의 첨병인 가맹점주의 피해도, 결국 SPC그룹이 자초한 꼴이 아닐까.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 가시 관계자가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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