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가 다닌다는 건 자율주행 배송로봇도 다닐 수 있다는 거죠”

이시완 LBS테크 대표 인터뷰
보도 DB 확보해 지체·시각장애인 등 이동권 보장 지원
“인도는 차도보다 돌발변수 많아…상태보다 상황DB가 더 중요”
현 주소체계 장애인의 건물 접근성 떨어져
입체정보 통해 무인 택배로봇 활용에도 기술력 지원
  • 등록 2023-06-05 오전 7:00:00

    수정 2023-06-05 오전 7:00: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곧 시도해보려는 서비스인데 ‘휠체어 배달’로 900원에 배달을 받을 수 있다면? 그 때 사람들이 생각을 합니다. ‘우리 집 문 앞까지 휠체어가 들어올 수 있나?’ 무장애 이동에 대한 고민을 하는 거죠. 그게 가능하면 배달을 시킬텐데 그럼 저희는 휠체어로 이동 가능한 경로에 대해 데이터를 얻는 거죠.”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엘비에스테크 이시완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이시완 엘비에스(LBS)테크 대표는 보행로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체계화해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돕는 사업을 하고 있다. 장애인 특화 ‘무장애 스마트시티’ 플랫폼 서비스가 그것이다. 엘비에스는 ‘로케이션’(L), ‘베이스드’(B). ‘서비스’(S)의 약자다.

현재 도로 위에는 반자율주행으로 운행되는 차량이 많다.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와 함께 정밀한 도로지도가 엄청난 속도의 자동차를 조향한다. 반면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등 보도를 사용하는 일부 장애인들의 이동권은 제한적이다. 자동차의 빠른 이동을 위해 상대적으로 정비가 잘된 차도에 비해 인도는 다뤄야할 상황 정보가 훨씬 많아서다. 예컨대 전날 밤 영업을 마친 상점이 다음날 오전 문을 열면 없었던 입간판이 도로 일부를 차지해 피해야 할 장애물이 된다. 연휴로 인도 한켠에 쌓여있는 쓰레기 수거가 늦어졌다면 이 역시 장애인 이동에 있어서는 돌발변수다.

변수 많은 인도에서 교통약자 이동권 위한 DB 확보

2일 서울 서대문구 엘비에스테크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보도의 상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라며 “배수가 잘 되지 않은 보도블록 정보가 있는데 겨울철이라는 날씨 이슈까지 더해지면 결빙이라는 조건이 생긴다. 이 조건을 넣어 보도를 이용할 때 정보를 주는 편이 더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이시완 엘비에스테크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본사에서 보행로 데이터 수집 기기 ‘G-EYE’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방대한 양의 DB구축을 위해 ‘로드스캐너’라는 애플리케이션(앱)도 만들었다. 보행로에서 나오는 시시각각의 변화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는 앱이다. 이를 봉사활동 점수로 치환하거나 몇몇 지자체에서는 고령자들의 공공일자리를 통해 보도의 취약 부분 정보를 보내오고 있다. 많을 때는 한 달에 80건의 정보가 몰리기도 한다.

DB 수집에 그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매장 인프라 구현에도 나서고 있다. 음성신호기와 함께 점포 입구에 점자블록을 배치해 안전하게 매장을 들를 수 있도록 하고 매장 내에도 실내 점자블록으로 장애인 전용 포스기기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종시에만 149개 매장을 정비했고 베트남 호치민에도 무장애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장애인을 도와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조금 공을 들여야 하는 VIP 고객이라는 개념”이라며 “한 번 가게를 찾은 장애인들은 대부분 재방문을 한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도 돈이 되는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약자 위한 기술이 모두에게 이익…자율주행 배송로봇 가능성

엘비에스테크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G-EYE 플러스’로 SK텔레콤(017670)과 함께 ‘접근성·포용성 최고 모바일 사례’ 부문을 수상했다. 목적지인 건물까지 안내하던 기존 장애인용 내비게이션과 다르게 출입문 혹은 진입로 정보까지 알리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최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 및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정치인·경제인 앞에서 엘비에스테크의 기술력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대표는 “지금 주소 체계에서 이 사무실은 ‘경기대로47’로 규정돼 있는데 이러면 (교통약자 접근성 측면에서) 안 된다”라며 “경기대로47 건물의 입구가 어디에 몇 개 있는지, 그 중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어디인지를 파악해야 ‘입체주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입체주소는 행정안전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같은 위치 정보는 비단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휠체어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은, 자율주행 배송로봇도 다닐 수 있는 길이 된다. 이미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건국대 서울캠퍼스 일대,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 등지에서 실증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배송로봇에 입체주소를 넣어 고층건물에서도 손쉽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시완 엘비에스테크 대표가 2일 서울 서대문구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엘비에스테크의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이 대표는 “기술이 장애인을 돕는 게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기술이 결국 우리를 위한 기술이 되는 것”이라며 “올해 안에 서울시에 대한 공간 정보를 일정 부분 수집하고 정부과 협업해서 표준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표준화가 진행되면 베트남이나 스페인 등 글로벌 지역에서도 컨설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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