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美서도 벤처투자 신기록…지난해만 1300억달러 투자

풍부한 유동성에 벤처투자 시장도 활황
SPAC 통한 발빠른 회수 시장도 한 몫
“국내도 회수 시장 활성화 해야"
  • 등록 2021-01-18 오전 5:05:00

    수정 2021-01-18 오전 5:05:00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벤처투자 시장에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제2의 벤처붐’을 몰고 있는 국내 얘기가 아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작년 미국 벤처 투자 규모는 1300억달러(약 142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시중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뿐만 아니라 벤처투자 시장에도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big tech)기업들 외에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배달 서비스 등 새로운 분야의 신성장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한몫했다.

무엇보다도 미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기업목적인수회사(스팩, SPAC)를 통한 우회 상장(IPO)이 활발해지면서 투자금 회수에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펜데믹에도…벤처투자 시장에 돈 몰려

17일 미국 정보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기반을 두면서 벤처캐피탈(VC)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총 1300억달러의 벤처 투자 자금을 유치하며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4% 늘어난 수준이다.

신성장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기업가치가 커진 만큼, 자연스럽게 펀드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홍재근 대신증권 미래산업팀장은 “코로나19 이후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들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빅테크 중심의 생태계였다면, 이제는 빅테크 외에도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배달 서비스, 홈테크 등 투자처가 다양해진 영향도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재준 aSS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아무래도 기존 산업들이 성장이 상대적으로 정체되면서 신사업을 찾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메가딜이 늘어나면서 투자규모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억달러(약 1100억원)이상 ‘메가 라운드(mega round)’ 딜(deal) 건수가 318건으로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 신규 투자 자금의 약 절반이 메가 라운드 딜에 투자됐다. 또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증시와 금,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으로 분산 투자되는 에셋 얼로케이션(asset allocation)에 따라 벤처투자 시장에 분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美 상장 절반이 SPAC…회수 속도 빠르다

무엇보다도 회수 속도가 빠른 것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유동성과 신산업 등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든 적용되지만, 회수 시장만큼은 미국이 차별화되는 상황이다.

미국 역시 국내 증시와 마찬가지로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상장전 투자도 늘었다. 특히 스팩을 통한 신기술 기업들의 상장이 활발해지면서 벤처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스팩은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신주를 발행해 개인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은 뒤, 정해진 기간 내에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한다.

홍재근 대신증권 미래산업팀장은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회수 시장도 활기를 띤 것”이라며 “스팩은 단기간에 상장할 수 있어서 벤처투자 자금의 선순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작년 미국 증시에서 신규 상장한 스팩은 230개로, 전체 신규 상장 건수의 절반이나 차지했다. 국내에서 스팩은 하나의 상장 통로일 뿐이지만, 미국에서는 적극적으로 유니콘 기업과 비상장 우량주들에게 구애를 통해 상장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라이더 개발 스타트업 에바(Aeva)는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을 앞두고 2억달러를 추가 차입하기도 했다. 차세대 테슬라(tesla)로 꼽히는 루디스모터와 협상중이라는 이유로 미국의 스팩 처칠캐피털(CCIV)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국내도 정책 뒷받침도 좋지만, 회수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회수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것”이라며 “국내 신규 투자 규모도 크게 늘었지만, 투자금 자체가 금융시장 전체에 활력소를 가져다줄 만큼은 아니어서 회수 시장을 더욱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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