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안락의 또 다른 이름…방은진 23년만의 무대 '연극 비Bea'[이혜라의 아이컨택]

삶과 죽음·안락사 소재...5년 만에 세 번째 시즌 '연극 비Bea'
방은진·이준우 연출 이데일리TV '이혜라의 아이컨택' 인터뷰
"죽음으로 삶을 되돌아보는 작품"
3월24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서 공연
  • 등록 2024-02-24 오후 3:31:07

    수정 2024-02-25 오전 11:52:19

배우 방은진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KG하모니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TV '이혜라의 아이컨택'에서 인터뷰했다. (사진=이데일리TV)
[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연극 ‘비Bea’(이하 비Bea)가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비Bea는 2016년 초연부터 죽음과 삶, 좁혀서는 안락사라는 소재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은 작품이다. 이달 17일부터 새 시즌을 시작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극이다. 응축하다 폭발하는 에너지다. 잔잔하게 흘러가던 전개는 막바지 강렬한 충격을 던진다. 폭발하는 에너지를 유독 이 캐릭터가 잘 드러낸다. ‘캐서린’이다. 다른 역과 달리 재연까지 원캐스트를 고수하던 배역을 방은진, 강명주 더블캐스팅으로 확장했다. 그만큼 감정 소모가 큰 배역이다.

“나를 완전히 탈탈 털어내야 하는 극”. 정식 공연으로는 2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배우 방은진의 토로다. 이데일리TV ‘이혜라의 아이컨택’에서 방은진과 이준우 연출을 만났다.

배우 방은진(왼쪽 두 번째)와 이준우 연출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KG하모니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TV '이혜라의 아이컨택'에서 인터뷰했다. (사진=이데일리TV)
방은진 “작품성에 매혹”…보다 현실적으로 연출

비Bea는 영국 내셔널시어터 출신 극작가 겸 연출가 믹 고든의 대표작이다. 만성 체력 저하 증상으로 8년째 침대에서 지내는 비어트리스(비, Bea)와 그의 엄마 캐서린(미세스 제임스), 간병인 레이가 등장한다.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비는 레이를 통해 자유를 갈망하며 엄마에 진심을 전달한다.

방은진은 첫 인사에서 오랜만에 ‘배우’로 만난다며 웃었다. 그간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 앞이 아닌 뒤에서 메가폰을 잡고 산 시간이 길었다.

방은진은 작품 자체에 매혹돼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대사 암기, 분장, 대기시간, 연습 패턴 등 둘러싼 환경이 달라졌는데 결정적으로 무대로 이끈 것은 비Bea 작품성이에요. 대본을 봤고 극에 임하는 결정을 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연출로 3년 이상 준비했던 영화 제작이 중단됐죠. 이 기간을 거치며 연출로는 어느 시기까지 하고 나면 체력으로나 불가항 요소에 의해 더 이상 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졌었고요. 그때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일과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를 떠올렸죠. 답은 연기였고요. 비Bea는 이런 생각을 하다가 만난 작품입니다.”

‘붉은 낙엽’, ‘왕서개 이야기’ 등으로 굵직한 연극상을 수상하며 공연계에서 주목받아 온 이준우 연출에게도 이 작품은 특별했다. 이 연출은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인간이 자유와 욕망을 느낀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그간 주로 초연작을 연출해온 그는 이번 시즌 비Bea‘를 작품 오리지널리티는 살리되 보다 현실적으로 와닿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 연출은 “작가가 삶을 통해 죽음을 보여주려는 의미를 작품에 담은 듯하다. 이 의도를 무대에서 구현하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그래서 커진 극장, 늘어난 객석 수에 맞춰 연출적으로 이야기의 확장성을 고민했고 배경음악에도 변화를 줬다.

주제 만큼 쉽지 않던 과정…“삶과 죽음 공존하는 ’희한한‘ 작품”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잠들기 힘든 날의 연속이었다. 방은진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체감으로는 2000년대 초에 마지막 공연을 하고 거의 처음 공연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고 한다. 극 내 감정 변화가 롤러코스터 버금갈 정도여서 완벽히 소화하기 위한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대본 페이지 수를 보고 안도했죠. ’생각보다 적네‘ 하고요. 그런데 어려웠어요. 연극은 대사를 다섯 마디 할 것을 열 마디로 풀어내요. 감정과 서사를 그 순간 설명해야 하니까요. 심지어 상대 배우와 주고받고까지 해요. 연기력으로 날고 기는 배우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하고 스피디하게 진도를 나가는지, 또 이준우 연출도 세심하고 연구도 많이 하니까요. 제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연습하는 절대시간이 길지는 않았어요. 예전 학교에서나 데뷔 초에 준비하던 과정과 달랐죠.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 또 상대 배우가 바뀌면 감정을 구축하고 쌓아가야 될 시점에 변화에 적응도 해야 했고요.”

작품 주제가 주는 무거움 만큼이나 배우와 연출진들이 풀 숙제도 컸다.

이 연출은 “극이 안락사나 죽음에 관한 이야기로만 국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각 인물들이 저마다 어떤 선택들을 해 나가는데, 선택 과정에서 생각이나 감정, 내면에 흐르는 이야기들을 관객들이 함께 경험하면 좋겠다는 의도를 가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마냥 무거운 작품도 아니다. 원작자가 진지함 속에 유머를 같이 녹여냈더라”며 “우리도 그 부분을 무대 위에 담았다. 그래서 고통이나 아픔을 보여주기보다는 오히려 삶의 행복했던 시점, 에너제틱하고 자유로운 순간들을 더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극을 체화하면서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주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방은진은 “우리가 태어나는 걸 선택할 수는 없지만 내 인생을 마치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최종 결정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연출도 거들었다. “삶의 마지막을 어떤 식으로 맞이하면 좋을까, 인생에 어느 지점에 와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자주 하게 됐다. 죽음은 곧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귀결했다”고 했다.

느낀 바를 관객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숙제가 남았다는 그들.

이 연출은 “관객들이 비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좋은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방은진은 관객들에게 부탁의 말을 남겼다.

“관객들이 ’이 연극 희한하다‘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그렇게 읽히길 바라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연극이에요. 드라마이기는 한데 재밌는 신이 휘몰아치고요. 관객들이 마치 벼랑에서 밀리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어요. 장례식처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비Bea, 기대해 주십시오.”

연극 ’비Bea‘는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다음달 24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방은진, 강명주, 이지혜, 김주연, 강기둥, 김세환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비Bea' 포스터.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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