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화 구매력 '역대 최저'…“53년전보다 낮아”

BIS 8월 실질실효환율, 1970년 8월 종전 최저치 하회
장기 디플레 및 BOJ 금융완화 따른 엔저 등 영향
"다른 국가보다 임금상승률 낮은 것이 문제"
  • 등록 2023-09-22 오전 9:20:28

    수정 2023-09-22 오전 9:20:2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엔화의 구매력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랜 기간 지속된 디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하락) 및 금융완화 통화정책으로 엔화가치가 크게 하락해 53년 전보다도 낮아졌다.

(사진=AFP)


국제결제은행(BIS)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엔화의 실질실효환율 지수(2020년=100)는 73.19로 1970년 8월에 기록한 종전 최저치(73.45)를 밑돌았다. 달러당 360엔으로 환율이 고정됐던 시기보다도 엔화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엔화의 구매력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BIS는 약 60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물가 변동 및 무역규모 등을 고려해 각 통화의 상대적인 가치를 평가한 뒤 실질실효환율 산출한다. BIS는 1994년 이후 데이터를 공표하고 있으며, 1970년부터 1993년까지 추계치는 일본은행(BOJ) 통계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으로 디플레이션이 길어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오랜 기간 다른 나라를 밑돌았던 데다, BOJ가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1일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8.46엔까지 치솟아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엔화가치는 하락)

미즈호 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외와의 임금 격차가 (낮은 물가상승률로 이어져) 실질실효환율 하락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해 8월까지 12개월 연속 BOJ의 목표치(2%)를 웃돌았지만, 실질임금은 15개월 연속 하락했다. 명목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돌고 있다는 뜻이다.

실질실효환율이 낮아지면 해외 여행 또는 수입시 지출 부담이 늘어난다. 반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해 인바운드 소비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수출에서도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로 생산거점이 대거 옮긴 데다, 수출도 늘지 않고 있어 과거와 같은 엔저 효과를 누리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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