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유선 인터뷰에서 “미국은 원전 기술이 뛰어나지만 부품 공급 생태계가 무너져 있고, 우리는 우리대로 미국 원천기술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두 나라 간 `원전 동맹`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표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원자력계는 특히 한미 원전동맹을 비롯한 원자력 부문의 양국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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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한국과 미국 모두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정체한 상황인데 한미 양국이 함께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체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 역시 현재는 한국(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WEC)이 경쟁하고 있지만, 어느 곳이 되더라도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 원전 대비 크기를 줄이되 생산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부문에서 한미 양국이 협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미 민간부문에선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누스케일은 미국 아이다호에 12기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엔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이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정 교수는 “미국은 부품 수급과 건설 능력 부족으로 자국 내 원전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우리가 도와준다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2018년 이후 중단했던 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도 다시 열릴 수 있다. 이 위원회는 양 국 원자력계가 연구개발(R&D) 부문에서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있는 민감 기술 연구와 관련해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정 교수는 “위원회가 다시 열릴 경우 민감 기술 연구개발 과정에서 이해를 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