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회장, 주총 비토 없었다…남양유업 '한앤코 체제' 본격화

이사진에 윤여을·배민규·이동춘 등 '한앤코 사람' 포진
홍원식 거부 아닌 찬성…소송 등 지속 갈등 부담된 듯
집행임원 제도 정관 변경도 의결…경영진 물갈이 속도
향후 사명 변경 비롯 백미당 매각 등 구조조정 전망도
주주 제안 상정 액면분할은 94% 반대로 부결돼
  • 등록 2024-03-29 오전 10:14:55

    수정 2024-03-29 오후 4:28:49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1964년 창립 이후 60년만에 오너 경영 체제에서 벗어났다. 3년여 분쟁 끝에 홍원식 회장으로부터 지분 52.63%(37만8938주)를 확보한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는 29일 열린 제6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대거 교체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남양유업의 경영을 주도하게 됐다.

29일 서울 강남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남양유업 제60기 주주총회.(사진=남양유업)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 남양유업 본사 3층에서 열린 주총에서는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을 임시 의장 및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오면서 주주를 비롯 식음료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주주 외엔 출입할 수 없는 비공개 주총임에도 한 시간 여 전인 오전 8시부터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리며 남양유업의 한앤코 체제 본격 돌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구체적 찬반 비중은 추후 공시될 예정이나 임시 의장 및 이사 신규 선임의 건 모두 95%의 찬성 표를 얻으며 무난하게 통과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비토(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제기됐던 홍 회장은 사실상 찬성 표를 던진 셈이다. 이번 주총까지 홍 회장이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데다 현재의 이사회 역시 아직 홍 회장 측 인사로 구성돼 있지만 별다른 대치 상황 없이 주요 의안이 의결된 것. 홍 회장은 이날 주총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대리인이 참석해 투표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홍 회장은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 완료 이후에도 자신을 남양유업 고문으로 위촉해달라며 한앤코와 대립각을 세워온 터 이번 주총에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홍 회장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 중인 한앤코는 이번 주총에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염두해 법원에 홍 회장과 부인, 손주 등 특수관계인이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찬성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이 역시 기각됐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홍 회장이 별다른 반대 입장을 내지 않은 데에는 이미 한앤코로 기울어진 판세에 순응하는 대신 고문 위촉 등 일부 요구를 어떻게든 관철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여기에 현재 남양유업 감사가 회사를 대표해 홍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한앤코가 경영권 이양 및 정상화를 지연시킨 책임을 묻는 5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이 진행 중인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이날 주총을 기점으로 한앤코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사실상 ‘잃어버린 3년’을 보내야 했던 남양유업 정상화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 매출 1조308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조원대 미만의 매출과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에 이미 직면한 상황. 지난해 매출은 9968억원, 영업손실은 723억원에 이른다. 일단 이날 주총에서 집행임원 제도 도입에 관한 정관 변경의 건 역시 의결된 만큼 새 이사회를 중심으로 대표 집행임원 등을 비롯한 새로운 경영진 배치를 위한 작업이 전개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일각에선 백미당 매각 등 사업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임시 의장 및 이사 신규 선임,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 안건 외에도 이날 주총에서는 제60기 재무제표 및 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50억원),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3억원) 등을 의결했다. 단 주주 제안으로 상정된 발행주식 액면분할 및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 변경은 94%의 반대 표를 받으며 유일하게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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