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논쟁)온라인우표제,"득보다 실이 커"

  • 등록 2002-03-26 오후 4:57:40

    수정 2002-03-26 오후 4:57:40

[김경익 이메일 자유모임 대표(레떼컴 사장)] "다음측에 단 한푼도 낼 수 없다". 왜냐고? 다음측은 온라인 우표제가 스팸메일을 줄일 수 있고, 서버운영에 비용이 지출되는 만큼 각 기업들이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선단체가 아닌 한 다음으로서는 당연히 이렇게 말할 만하다. 그러나 이는 논리와 실효성이 없는, 공허한 주장에 불과하다. 첫번째, 스팸메일이 줄어들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다음이 이미 우표샵에 등록했거나, 등록할 소수의 몇몇 기업을 상대로 하는 이메일 회사로 전락한다면 아마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천만개의 IP주소 중에서 1만분의 1도 못되는 회사의 이메일만 접수하는 곳을 이메일 회사로 볼 수 있을 것인가? 특히 다음이 제시한 스팸메일 기준(특정 IP에서 발송되는 하루에 1천통 이상의 메일)은 가히 놀랄만 하다. 이미 스팸발송자들은 특정 IP를 대응해 `유동IP`를 준비하고, 크기를 1천통이라는 기준 대신 999통을 선택했다. 말도 안되는 스팸의 기준은 다음을 보호해 줄 수 없게 만든다. 결국 한메일(@hanmail.net) 사용자의 메일 박스에는 전보다 더 많은 스팸메일이 쌓이게 될 것이다. 두번째로 왜 기업들은 돈을 한푼도 안내려 하는가? 다음은 `인터넷 우정사업국`이 될 수 없다. 오프라인 우정사업국의 기능은 이미 `인터넷 망 사업자`가 수행하고 있다. 망 사업자가 인프라 구성을 했고, 각 인터넷 업체들은 사용료를 공히 지불하고 있으며, 맨 마지막에 소비자가 존재한다. 다음은 여러 기업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온라인 우표제가 제도로서 시행 가능하려면 정부가 해야만 한다. 그리고 다음에만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게 아니라 다음도 천문학적인 돈을 다른 포탈과 기업들에게 고스란히 바쳐야 한다. 이건 단순한 인터넷의 철학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우표제는 몇몇 경영진의 꿈에서나 실현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의 자유스러운 정신과 부가가치 창출의 관계이다. 이미 이번 IP등록을 놓고 업계에서는 다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심지어 경쟁 포탈의 경우도 서버가 증설될 때마다 신규 IP 어드레스를 다음에 통보해야만 하느냐며 분통을 참지 못하고 있다. 이메일은 이제 인터넷의 본질이자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이다. 이 신경제 인프라를 어떻게 일개 기업에게 줄 수 있는가? 개인과 개인, 기업과 개인이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엄청난 부가가치가 존재한다. 그게 바로 디지털 경제의 근간인 것이다. 스팸메일은 줄여야 하지만 이메일은 자유로워야 하며 이메일의 양은 증가되어야 한다. 이번 우표제로 인하여 업계의 파장과 그 손실은 여간 크지 않을 것이다. 고수익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매진해야 할 때 소비적인 정책싸움에 매달려 있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계정전환 캠페인이나 벌이는 것은 한심하다. 특정 기업의 패권주의적 발상이 한국 인터넷 전체를 무질서로 몰아 넣고 있다. 다음이 계속해서 우표제를 고집한다면 한국 인터넷은 폐쇄형 인터넷으로 전락할 것이며, 다음도 우표제로 얻는 이익보다 잃는게 더 클 것이 자명하다. 이제 다음이 귀를 열어야 할 때이다. 황금거위의 배 속에 손을 넣어 황금알을 꺼내려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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