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어야 마땅한 화면…'장구한 서사' 붓으로 [e갤러리]

△조현화랑서 개인전 연 강강훈
사진보다 더한 '리얼리즘' 붓끝으로 그어
딸, 작품주제인 동시에 작가 자신이기도
어머니 상징 '목화' 얹어 한 가족 서사로
"대상, 사실적으로 그리는 게 목표 아냐"
  • 등록 2023-01-25 오후 12:38:22

    수정 2023-01-25 오후 12:46:06

강강훈 ‘해는 진다’(2022), 캔버스에 오일, 259×194㎝(사진=조현화랑)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높이 2m를 훌쩍 넘긴 커다란 화면을 강렬하게 채운 저 얼굴과 마주친 순간, 내적 갈등이 시작된다. ‘사진이겠지. 그렇겠지. 설마 그림이겠어?’ 입 밖으로 꺼내고 안 꺼내고의 차이일 뿐,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만한 합리적인 의심이 아닌가. 머리카락, 아니 속눈썹, 아니 뺨 위 솜털 한 올까지 살려낸 것도 모자라 극한의 리얼리즘으로 부풀린 목화까지 머리에 얹고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같은, 사진이어야 마땅한 저 화면은 ‘리얼리즘’ 작가 강강훈(43)의 그림이다. 감탄을 넘어 당혹스러울 만큼 정밀한 묘사를 해두고도 작가는 “어떤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게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단순한 재현과는 다른 차원이란 얘기다. 그러면 어떻게?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내면의 세계로 진입할 뿐”이라는데. 결국 ‘속으로 파고드는 만큼 보이고, 그린다’는 뜻일 터.

전문모델 뺨치는 포즈를 쏘아내는 캔버스 속 소녀는 작가의 딸이다. 2016년 즈음부터 등장시킨 딸은 작품의 주제인 동시에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는데. “나를 닮은 한 인생의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더랬다. 여기에 어머니를 상징하는 목화를 얹어 한 가족의 장구한 서사를 붓으로 썼다. ‘해는 진다’(2022)는 타이틀이 이제야 읽힌다.

2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98길 조현화랑서 여는 ‘강강훈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3년 만의 개인전이다.

강강훈 ‘코튼’(Cotton·2022), 캔버스에 오일, 200×200㎝(사진=조현화랑)
강강훈 ‘코튼’(Cotton·2022), 캔버스에 오일, 240×200㎝(사진=조현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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