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곁눈질'로 훔쳐본 남의 이야기…감만지 '솔밭 가든'

2022년 작
슬쩍 들여다본 세상에서 발견한 감정들
판화기법에서 차용한 '콜라페인팅'으로
찍는 대신 그리는 마무리…독특한 질감
  • 등록 2023-03-09 오후 12:37:06

    수정 2023-03-09 오후 12:37:06

감만지 ‘솔밭 가든’(2022 사진=스페이스사직)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숲 속 어디쯤인가. 엉클어진 풀이 무성한 터에 사람들이 모였다. 한창 유희 중인가 보다. 흥겹게 춤을 추고 박자를 맞추는 모양이 캔버스 밖으로 번져나온다. 하지만 평범한 서사에 비해 독특한 묘사가 아닌가. 거칠게 그어낸 선이며 경계를 뭉갠 인물의 얼굴과 표정이 못 보던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솔밭 가든’(2022)은 작가 감만지(28)가 상황보단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럴 만한 장면이 아니라 그럴 만한 상태를, 인물이 가진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시공간을 빼냈다는 얘기다. 작가의 키워드라면 ‘곁눈질’이랄까. 슬쩍 훔쳐본 남의 이야기, 관찰하듯 들여다본 그 세상에서 발견한 어떤 감정에 작가 자신을 중첩한다고 했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식도 있다. ‘콜라페인팅’이란 거다. 두꺼운 종이에 요철이 나올 수 있는 재료를 다채롭게 붙이거나 잉크를 묻혀 찍어내는 ‘콜라그래피’란 판화기법에서 두꺼운 종이만 가져다가 긁거나 누르거나 파내는 식. 그 종이판에 진득한 먹과 갈라진 붓으로 물감을 묻혀낸단다. 판화를 전공한 작가의 독특한 기법인 셈인데, 찍는 게 아니라 그리는 마무리라 콜라페인팅이란다.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희궁3가길 스페이스사직서 베이스먼트·성연화·이은황·이준원·태우와 여는 6인 그룹전 ‘뉴웨이브’(New Wav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90.9×72.7㎝. 스페이스사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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