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박범계 ‘내로남불’ 오명 남기고 국회 돌아간다

오늘 법무장관 이임식…의원 임기는 2024년 까지
정치적 중립 위반 행보로 사법계 갈등·혼란 가중
법조계 “장관보단 민주당 강경파 의원 역할에 충실”
“文정권 불공정 여론 만들어…정권교체 단초 제공”
  • 등록 2022-05-06 오후 2:23:57

    수정 2022-05-06 오후 2:23:57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장관직을 내려놓고 정치 일선으로 복귀한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개혁 마무리라는 중역을 맡고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 현장 행보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행보로 사법계의 갈등과 혼란을 가중 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법무부는 6일 오후 5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박 장관 이임식을 개최한다. 윤석열 정권의 새 법무장관이 임명될 때까지는 강성국 차관이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박상기·조국·추미애에 이어 임명된 박 장관은 ‘절차적 정의’의 중요성을 내세워 검찰개혁을 추진했지만, 정작 여권에 불리한 사안에는 절차적 정의를 경시하면서 ‘내로남불’식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 장관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공존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절차적 정의가 필요하다” 검찰개혁 의지를 밝혔고 신임검사 임관식에서도 검사의 주요 덕목으로 절차적 정의를 제시했다. ‘한명숙 위증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검찰에 대해선 “절차적 정의에 대해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고 비판했고,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사건’ 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절차적 정의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권이 절차를 위반하는 행위엔 ‘모르쇠’로 일관했다. 친정권 성향의 검사들이 적법한 출국금지 절차를 위반한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이 불거지자 박 장관은 “절차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시범케이스가 왜 이 사건이냐”며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위장 탈당 등 ‘꼼수’를 동원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엔 일체 비판을 자제했다.

이에 신헌섭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소속 정당이 채택한 당론을 못 본 척하실 수 없겠지만, 검사나 검찰 공무원들의 권익을 외면하고 당론만을 대변해서는 안 된다”며 박 장관의 정치적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4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이 불거지자 박 장관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수사 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야당 의원 시절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권력비리 수사 상황을 적극적으로 공개하자던 박 장관이 정권의 편에 서자 입장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박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연루된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지자 윤 당선인과 손준성 검사의 피의사실을 단정 짓는 듯한 발언을 잇따라 내놨고, 검찰의 ‘윤석열 장모 변호문건’ 의혹이 보도되자 “이 건만 있다고 보진 않는다”며 피의사실을 예단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박 장관은 이성윤 서울고검장 등 논란의 친정부 검사들 영전을 주도하고 반대 성향의 검사들은 좌천시켜 정권 말 ‘방탄 검찰’을 구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에 대한 상설특검 도입을 끝끝내 미룬 까닭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법조계는 박 장관이 법무부 장관보단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앞선 탓에 숱한 논란을 야기했다고 진단한다. 법무부 장관은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법질서·원칙을 수호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눈높이지만 박 장관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단 평가다.

법무법인 하나 강신업 변호사는 “박 장관은 국민이 요구하는 장관의 역할보단 민주당 강경파 의원으로서 역할에 더 충실했다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추미애 전 장관에 이은 박 장관의 정치적 행보는 문재인 정권의 불공정성에 대한 비판 여론을 만들었고 결국 정권교체의 단초가 됐다”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똑같은 행동이라도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그르다’는 박 장관의 내로남불식 언행은 결국 정치인의 습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인은 급변하는 주변 환경과 여론에 따라 입장을 바꿀 수도 있지만, 법질서를 수호하는 책무를 진 법무부 장관이 그래서는 안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장관의 민주당 국회의원직 임기는 2024년 5월까지로 2년 넘게 남아있다. 의원 시절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박 장관은 윤석열 정권의 법무 정책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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