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주식 투자했다 잠적”…금감원 처벌 강화

회계처리기준 위반 조치 1단계 가중
금감원 “내부통제 면밀히 점검해야”
  • 등록 2024-05-23 오후 12:03:24

    수정 2024-05-23 오후 12:03:24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A사 재무팀장은 회사 명의의 증권계좌를 무단으로 만들어 회삿돈으로 주식을 매매했다. 투자 손실이 나자 그는 자금일보·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 등 회계장부를 조작했다. 이후 그는 횡령 혐의가 발각되기 전에 현금을 인출한 뒤 달아났다. 회사는 A 팀장의 무단결근 이후 내부 조사를 통해 횡령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자금·회계담당 직원이 회사 내부통제의 허점을 악용해 자금을 횡령하고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일이 잇따르자, 금융감독당국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엄중처벌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23일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중요한 취약사항이 있는 경우 회계처리기준 위반 조치수준을 1단계 가중하는 등 엄중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회사·투자자 피해 및 자본시장 신뢰성 훼손으로 연결되는 횡령에 대해 내부통제 취약점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작년 5월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 직을 걸고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사진=이영훈 기자)
금감원에 따르면 상장회사의 횡령·배임 공시건수는 올해 1분기에만 11건에 달했다. 이대로 가면 지난해 2022년 한 해 횡령·배임 공시건수(13건)를 뛰어넘고, 지난해 48건에 육박하게 된다. 금감원은 “자금·회계담당 직원의 횡령, 현금·매출채권 또는 매입채무 잔액 조작·은폐 등 회계위반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례별로 보면 상급자 승인 없이 이체계좌 등록 및 전표 입력이 가능하고, 한 명이 장기간 자금업무 수행하며, 관련 점검도 부실한 사례가 잇따랐다. 재무팀장이 과거 자금관리 내규를 위반했는데도 내부징계 처분만 하고 담당자를 교체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감사를 형식적으로만 임명하고 실제로는 감사를 전혀 수행하지 않는 회사도 있었다.

금감원은 △계좌개설·출금·이체 및 전표입력 시 승인절차를 갖출 것 △자금 담당자와 회계 담당자 분리 △자금 및 회계 담당 직원의 업무를 주기적으로 교체 △현금 및 통장 잔고의 수시 점검 △통장·법인카드·인감 등 분리보관 및 승인 절차 구비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내부감사 체계 구축 등을 당부했다.

유형주 금감원 회계감리1국 회계감리총괄팀장은 “내부통제가 충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유관기관을 통해서도 횡령 관련 회계감리 지적 사례를 배포·안내할 것”이라며 “내부통제 취약점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장회사의 횡령·배임 공시건수는 올해 1분기에만 11건에 달했다. 이대로 가면 지난해 2022년 한 해 횡령·배임 공시건수(13건)를 뛰어넘고, 지난해 48건에 육박하게 된다.(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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