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K-미디어아트, 디지털 혁명 꽃 피울려면?

  • 등록 2022-12-09 오후 3:46:48

    수정 2022-12-11 오후 2:20:57

수원화성과 백제역사유적지구(공주-부여-익산)에서 개최된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 ‘세계유산 미디어아트’가 지난 9~11월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지난해 수원화성 등 5개 지역 개최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전국 8개 지역을 수놓았다. 지역별 유산의 특성에 맞게 디지털 워킹 투어, 미디어파사드, 실감형 콘텐츠, 인터랙티브 아트 등 야간 디지털 산책 형식의 페스티벌이었다.

세계유산 미디어아트는 코로나19의 유산이었다. 코로나19에 따른 환경 변화와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에도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실내 전시 중심에서 탈피해 개방된 공간에서 첨단기술로 문화재를 새롭게 누릴 수 있는 야외 관람형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
문화재청은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공연·전시·체험을 넘어 디지털 문화재의 가치를 아트쇼·실감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는 야간 산책형 페스티벌 방식이었다. 그리고 2021년부터 전국 각지에서 미디어아트쇼가 펼쳐지면서 그 서막을 열었다.

이 사업은 각 지역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대중에게 더욱 쉽게 알리는 것에 목적을 뒀다. 문화재에 미디어·디지털·IT 기술의 접목해 우리 국민이 문화재를 더 다양하게 향유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문화재청과 전국의 지자체, 그리고 수많은 협업기관이 힘을 합쳤다. 그리고 지역의 세계유산과 첨단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산책형 야외 미디어아트인 세계유산 미디어아트쇼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세계유산 미디어아트쇼는 우리 국민에게 우리 문화재를 재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문화재의 고유성을 훼손하지 않고 정체성을 담아내 코로나19 등으로 상처받은 국민을 위로했다. 더불어 침체한 관광산업에 큰 활력을 불어넣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이 기간 문화재 주변 상권은 야간관광지로 발돋움했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지역 관광산업에 큰 활력이 됐다. 더불어 지역 세계유산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며 방한 관광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우리는 인공지능(AI),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 등으로 규정되는 메타버스 시대에 살고 있다. 문화예술 현장에서도 이런 변화를 급격하게 맞이하고 있다. 최신의 첨단기술이 실감형 공연과 전시 연출 등과 융합해 ‘아트&테크놀로지’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냈다. 첨단유산으로 재탄생한 지역의 세계유산들도 마찬가지다. 미디어아트를 통해 낡고 버려진 문화재가 역사의 현장에서 동시대성을 담은 공감력 있는 콘텐츠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문화재 정책의 패러다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문화재의 원형 보존 중심에 더 정책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문화 향유를 위한 ‘가치 확산’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문화유산이 지역의 활력을 높이는 재생과 회복의 징검다리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계유산 미디어아트가 계속되어야 할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내년에는 3개 지역이 추가될 예정이다. 경주역사유적지구 대릉원(신라 고분군)과 함안 말이산 고분군(아라가야 고분군), 강릉대도호부 관아(고려시대~조선시대 지방관아) 등이다. 모두 문화재 경관이 수려하고 역사적 배경과 관광 여건이 풍부한 곳이다. 이곳의 밤하늘을 수놓을 세계유산 미디어아트쇼가 어떻게 구현될지 벌써 기대된다. 물론 세계유산 문화재의 고유한 가치와 특성, 그리고 그 정신은 미디어아트에 고스란히 담겨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대중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열릴 ‘제3회 2023 세계유산 미디어아트’를 응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K-콘텐츠와 K-헤리티지를 넘어 K-미디어아트에서도 디지털 혁명이 꽃피울 수 있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창근은 누구? 이창근 박사(Ph.D.)는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에 첨단기술을 융합하여 도시의 신(新)성장동력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마스터플래닝하는 CT(문화기술) 설계자다. 사단법인 한국문화재디지털보존협회 상임이사,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정보원 이사, 문화재청 역사문화권정비위원회 위원을 겸하며 현장에서 미디어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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