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G 석권 야망 꺾이나…美, 화웨이·멍완저우 기소(종합)

화웨이, 산업기밀 탈취·對이란 제재 위반 등 혐의
美 "기한내 멍완저우 부회장 신변인도 공식 요청할 것"
CNBC, 멍 부회장 형사처벌 가능성에 주목
국제사회, 反화웨이 움직임 확산 가능성
  • 등록 2019-01-29 오전 10:26:30

    수정 2019-01-29 오전 10:47:52

/ 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법무부가 28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부회장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소했다. 미국 기업의 산업기밀을 훔치고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다. 국제 사회에서 반(反) 화웨이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차세대이동통신(5G) 상용화를 계기로 세계 통신장비 시장 석권을 노리던 화웨이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얘기다. 이번 기소가 오는 3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불과 이틀 앞두고 이뤄진 조치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美법무부 화웨이·멍완저우 기소…“美산업기밀 탈취”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화웨이를 뉴욕주와 워싱턴주 두 곳에서 각각 다른 혐의들을 적용해 따로 기소했다. 크게 보면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로부터의 영업기밀 탈취, 대이란 제재 위반 등 2개 혐의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며,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법무부는 이날 뉴욕주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화웨이와 자회사 두 곳, 멍 부회장을 금융사기와 대이란 제재 위반 등 13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스카이콤이라는 유령업체를 내세워 2009~2014년 수출금지 품목인 미국산 첨단 통신장비를 이란에 팔아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금융기관과 미국 정부를 속였다는 것이다. 두 업체의 연결고리가 멍 부회장의 스파이 혐의를 두고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전망이다.

워싱턴주에서는 화웨이가 T모바일의 기밀을 훔치고 경쟁사에서 기술을 빼내온 직원에게 보너스를 준 혐의 등 총 10개 혐의가 적용됐다. 법무부는 화웨이가 지난 2014년 T모바일이 소유하고 있는 ‘태피’라는 기술을 빼돌렸다고 설명했다. 태피는 로봇으로 스마트폰의 품질을 테스트하는 기술이다.

매슈 휘태커 법무장관 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통신업계 거물인 화웨이와 협력자들이 저지른 2건의 범죄 혐의를 토대로 기소한다”며 “중국은 자국 국민과 중국 기업들이 법률을 준수토록 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지난 10일 “화웨이는 수차례 미국 법을 위반했다”면서 “중요한 기업비밀을 체계적으로 훔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멍완저우 형사처벌 ?…美中 무역협상에 악재

CNBC는 멍 부회장의 형사처벌 가능성에 주목했다. 방송은 법무부가 멍 부회장을 기소한 것이 사실상 신변 인도를 공식 요청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인도하기 위한 절차라는 얘기다. 휘태커 법무장관 대행은 “우리는 범죄인 인도 협정에 따라 적절한 시간 내에 공식 인도 요청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멍 부회장의 신변 인도 요청 마감시한은 30일까지다.

캐나다 사법당국은 지난해 12월 1일 미국의 요청으로 밴쿠버 공항에서 멍 부회장을 체포했다. 이후 중국 정부가 멍 부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했지만 캐나다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멍 부회장은 현재 보석으로 풀려나 밴쿠버 자택에서 머물고 있으며, 자신에게 부여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화웨이 기소는 오는 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틀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미국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우려도 있어서 협상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법무부가 미중 무역협상을 이틀 앞두고 화웨이를 기소했다”면서 “화웨이를 미국 사업 파트너로부터 기밀을 훔치는 등 글로벌 비즈니스 관행을 위반한 기업으로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산업기밀을 훔치고 정부 보조금을 부당하게 이용해 성장해 왔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 反화웨이 움직임 확산 가능성

국제 사회의 화웨이 견제도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과 정보 수집·공유 동맹을 맺고 있는 이른바 ‘다섯 개의 눈(Five Eyes)’은 지난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최근엔 일본과 독일 등도 미국 요청으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12일엔 폴란드 정부가 화웨이 직원을 산업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국제사회 움직임 뒤에는 미국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미국 의회는 화웨이 통신장비가 자국민들을 감시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이후 화웨이에서 만든 장비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분류하고 사용을 금지했다. 화웨이 장비가 세계 각국으로 보급되는 것도 경계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게 화웨이 장비가 미국이나 동맹국들의 기밀을 훔치거나 통신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고 적극 주장해 왔다.

미국의 화웨이 견제는 2020년 5G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중국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무역전쟁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중국의 ‘기술 굴기’를 꺾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9일 “멍 부회장은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5G 전쟁의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9일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국영 통신사들의 미국 내 영업을 상당 부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나 ZTE(중싱통신) 등 중국 국영 통신사 이름이 행정명령에 직접 담기진 않았다. 하지만 사실상 이들을 겨냥한 제재라는 진단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ZTE에 대해 대북 및 대이란 제재 위반을 이유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막은바 있다. ZTE는 1조원 이상의 벌금을 물고 나서야 미국과 거래를 재개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사장 겸 최고재무경영자(CFO)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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