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MB·박근혜 시절 불법사찰, 정신적 피해” 2억 손배소 시작

국정원 “사찰 인정하지만, 소멸시효 지났다”
  • 등록 2021-11-08 오후 1:35:57

    수정 2021-11-08 오후 1:35:57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사찰을 당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재판에서 “불법사찰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기관의 인권침해는 허용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측 대리인은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김진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한민국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변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전 장관 측 대리인은 “국정원이 오랜 기간 원고(조국)를 상대로 광범위한 사찰을 했고 관련 자료를 보면 국정원장 지시에 따른 사찰임을 알 수 있다”라며 “국정원의 원고에 대한 행위는 헌법과 국정원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기관의 인권침해는 허용해선 안 되며 강력한 손해배상으로 권한 남용을 처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6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사찰을 당했다”라며 국가를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5월 국정원을 상대로 사찰정보 공개를 청구해 부분 공개 결정을 받았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은 조 전 장관은 ‘종북세력’ ‘종북좌파’ ‘교수라는 양의 탈을 쓰고 체제변혁을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늑대’ ‘대한민국의 적’이라고 규정하며 여론 공작과 정보 수집을 한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조 전 장관 측 대리인은 “국정농단 사태, 국정원의 불법 국내 정치 개입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피해 사실을 알 수 없었다”라며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체를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해달라”라고 재판부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사찰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국가의 불법행위와 원고의 정신적 피해와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의문이고 2008~2013년 사이의 사찰행위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라고 반박했다.

현행 민사소송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은 행위 발생일로부터 5년, 피해자가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이다.

이어 국정원 측은 “최근 국정원법이 권한 남용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진 점, 원고의 정보공개 청구에 적극 협조한 점, 박지원 국정원장이 불법사찰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한 점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감경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국정원 측의 주장대로 박 원장은 지난 8월 국정원 불법사찰 재발 방지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과거 정권에서 국정원이 저지른 불법사찰과 정치 개입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에 재판부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인정된 측면이 있고 사찰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 인정은 법리상 허용될 수 밖에 없다”라며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변론은 12월 20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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