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익 "한일정상회담 성급…자강 노력없이 한미일 협력만 강조"[신율의 이슈메이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이데일리TV 인터뷰
한일정상회담 성과 '혹평'…"선의에 기대 일방적 양보"
"스스로 안보 위협 줄어나가는 노력없이 미일 의존"
"지소미아 효용성 의문, 받는 것보다 주는 정보 훨씬 커"
  • 등록 2023-03-22 오후 4:07:19

    수정 2023-03-22 오후 7:24:2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성급하다 못해 순진했다. 일본을 그렇게 착한 나라라고 대한민국 국민이 몇 프로나 기대할 수 있을까요.”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21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이같이 혹평했다. 홍 전 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생각은 우리가 먼저 어려운 매듭을 풀기 위해 선(先)양보하면 일본도 양심을 가진 나라로서 성의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이었다”면서 “외교는 엄연히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기브앤테이크’인데 우리가 선뜻 너무 많이 내줘, 외교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양보나 선의에 대한 순진한 기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양해를 좀 구하고, 설명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등의 그런 작업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강제징용 관련) 피해자 분들이나 (위안부 피해자 등) 이런 분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뜻 양보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이 21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 (사진=이데일리TV)
특히 홍 전 원장은 일본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북중러의 삼각동맹화를 막기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가 필요하지만, 한일 간의 군사협력을 동맹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은 우리 국익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홍 전 원장은 “독도 영유권 문제나 일제시대 우리의 경험이 자위대가 한반도에 섣불리 들어오면 안된다는 것이고, 또 선제타격론 등을 인정해달라는 건데, 이는 우리에게 다 득만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를 가져다가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관련) 안보 불안을 한일 관계 개선의 이유로 가져다 들이대는 건 (정부가) 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 스스로가 노력을 통해 우리의 안보 위협을 줄여나갈 수 있는데, 그런 노력은 아주 등한시하고 미국이나 일본에 의존하려고 하는 그런 안보태세가 과연 정당성이 있느냐”면서 “일본이 있으면 조금은 더 나아지겠지만 많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고, 사실 안보는 한미동맹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홍 전 원장은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 보장이 되면 핵 포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국이 나서지 않고 있고, 우리 정부 역시 미국을 설득하고 있지 않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홍 전 원장은 “남북간 정면대립으로만 가고, 미국 설득도 안 하고, 남북대화도 안 하니 우리의 군사적 위협도 계속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홍 전 원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하 지소미아)의 정상화 관련해서도 대한민국이 양보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가 받는 정보보다 주는 정보가 훨씬 크다는 얘기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우리가 최소한 1분은 먼저 아는데, 1분은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하지만 일본이 우리한테 줄 수 있는 건 미사일을 쏘고 미사일이 어디에 낙하하는지 일본 쪽으로 가면 일본에서 보니까 쉽게 아는 정도인데, 우리 안보에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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