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업체들 치고 올라오는데…‘K-배터리’는 소송전에 ‘얼룩’

LG화학·SK이노 美ITC 최종 소송결과 발표 재연기
中CATL은 이달 테슬라 통해 유럽시장으로 영역확장
英·獨·佛 등 유럽업체도 대규모 배터리 공장 추진
‘K-배터리’ 소송 장기화에 경쟁력 하락 우려
  • 등록 2020-10-27 오후 2:52:56

    수정 2020-10-27 오후 9:58:53

1~8월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및 점유율 추이. (자료=SNE리서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의 최종 결과가 두 차례나 연기되는 등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배터리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내수 중심이던 중국 업체 CATL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등에 업고 유럽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유럽 업체들마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K-배터리가 지속적으로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선 소송 리스크를 하루 빨리 지워내야 하는 이유다.

27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달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 ‘모델3’를 유럽 10개국에 수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의 첫 해외 공장으로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3엔 현지 배터리 업체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사실상 CATL의 배터리가 유럽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그간 중국 내수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키워가던 CATL의 영향력이 커지게 되는 셈이다. 최대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CATL이 전기차의 본고장인 유럽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다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CATL은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글로벌 업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중국내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올해 LG화학에게 점유율 1위를 빼앗겼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1월부터 8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24.6%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CATL은 24.0%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CATL이 27.1%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LG화학이 10.7%로 2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들이 올 들어 대폭 확대된 것도 있지만 중국 내수시장이 무너진 CATL의 점유율 하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테슬라를 등에 업고 유럽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한다면 CATL의 점유율도 어떻게 변화할 지 모르는 일이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배터리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CATL의 공격적인 행보에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그간 한·중·일 ‘삼국지’로 불리던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유럽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배터리 업체 브리티시 볼트는 지난 8월 40억 파운드(한화 6조2000억원)을 들여 현지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설립키로 했고 독일 업체 바르타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 정부로부터 3억 유로(약 42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프랑스 업체 베르코어 역시 오는 2022년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선 상태다.

글로벌 1위로 자리 잡은 LG화학, 후발주자로서 공격적으로 시설투자에 나서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양사 모두 K-배터리의 중요한 한 축인만큼 소송리스크를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게 국내 배터리 업계의 목소리다. 양사간 배터리 소송전 장기화로 이미 수천억원 규모의 소송비용이 들어간데다, 협력 중이거나 협력을 추진 중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관계 변화 역시 부담일 수 있다. 소송 때문에 중국 CATL에게 점유율을 당장 뺏긴다는 건 다소 과장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소송전으로 인해 양사의 사업 경쟁력이 분산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합의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과든 소송전이 빨리 마무리돼야 각 업체들도 배터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며 “합작을 추진 중이거나 해외 공장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소송리스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신속히 소송전이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짝 놀란 눈…뭘 봤길래?
  • "내가 몸짱"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