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코스피 3000 시대는 한국 증시에게 더 특별하다. 1000·2000·3000, 코스피 지수가 주요 마디대를 넘겼을 때 한국 증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다르고 또 똑같을까. 코스피 3000 시대의 의미와 전망을 짚어본다.
코스피1000…3저호황·IMF·닷컴버블의 역사
한국에 주식시장이 처음 열린 건 1956년의 일이다. 서울 명동에 대한증권거래소가 설립됐고, 조흥은행이 1호로 상장되는 등 12개 종목이 증시에 데뷔했다. 개장 첫해 주식거래대금은 단 3억 9400만원. 그때와 지금의 돈 가치는 다르겠지만, 단순히 금액만 보면 모든 상장주식이 현재기준으로는 저유동성종목으로 관리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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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6년 만에 달성한 1000포인트는 5일 만에 무너졌다. 미국이 ‘블랙 먼데이’를 맞았고 원화 평가절상 압박수위가 높아지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빚을 내 투자한 사람들은 깡통계좌를 안고 울었고, 이재민(罹災民)을 본떠 만들어진 단어 ‘주재민(株災民)’ 얘기가 매일같이 신문에 보도됐다. 이후 코스피 지수는 눈물을 딛고 일어서며 5년 5개월 만인 1994년 9월 16일에서야 다시 1000선을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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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이후 약 1년 만인 1999년 7월 또 다시 1000선에 올라선다. 이번엔 닷컴 시대 도래가 이유였다. 새천년을 앞둔 한국 시장에선 첨단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에 IT종목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솟는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열풍이 거셌는데, 인터넷 광고를 보면 현금을 준다는 사업모델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던 골드뱅크란 회사는 상장 후 주가가 단 1년 만에 50배 올랐다.
코스피2000…펀드열풍·리먼사태·반도체·무역분쟁
코스피 2000시대를 연 건 중국경제의 급성장과 적립식 펀드 열풍이었다. 2007년 7월 25일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했다. 그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무려 14.2%를 기록하며 피크를 찍었다. 한국에서는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부르며 너도나도 가입했다. 여기에 적립식 펀드 투자 열풍도 가세했다. 미래에셋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인사이트 펀드’는 2.5%에 달하는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보름만에 3조원을 블랙홀처럼 끌어모았다.
이후 코스피 지수를 박스피에서 구해낸 건 반도체의 힘이었다. 2017년 무렵부터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이라는 호황을 맞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코스피 시장 내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가 급등하면서 2018년 1월 코스피 지수는 2607선까지 오른다.
코스피3000…코로나19·동학개미의 힘
미·중 무역분쟁이 시련의 끝인 줄 알았건만, 이후 코스피 지수는 또 하나의 시련을 맞닥뜨린다. 바로 코로나19다. 1월 말 중국에서 원인 모를 폐렴이 시작됐다는 보도가 국내에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한 달 뒤 쯤 ‘코로나19’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하며 사람들은 집에 갇혀 지냈고, 소비와 투자가 둔화되자 증시도 타격을 입는다. 22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2020년 3월 무려 1439선까지 폭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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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6일 코스피 지수는 올해에는 글로벌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합쳐지며 장중 사상 최초로 3000포인트를 넘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