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성사된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며 덕담을 건네며 인사했다. 이 후보는 감사함을 표시하며 문 대통령에 안부를 물었다. 상춘재 방문이 처음인 이 후보를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곳곳을 안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차담에서 지난 주말 이 후보가 경선에서 패한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난 데에 “경쟁을 치르고 나면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아우르고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은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반색했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경선 이후 흐트러졌던 민주당 내 분위기가 수습됐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과 디지털 전환,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고민이 차기 정부로 이어지는 것을 걱정하자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권재창출에 성공하겠다는 다짐이자 대통령 지지층인 ‘친문’을 끌어안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
2017년 대선 당시 경쟁했던 것에 대한 앙금도 털어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와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것도 떠올리며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고 경쟁을 마친 후에도 힘을 모아 정권 교체를 해냈다”며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국정을 끌어왔는데 이제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는데 이 후보가 새로운 후보가 돼 여러모로 감회가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느냐”라 화답했다.
정치권의 민감한 쟁점인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한 이야기는 빠졌다.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등을 고려해 의제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북 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 후보는 같은 날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선거캠프 비서실장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과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이 후보의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후보는 SNS를 통해 “익숙했던 출근길을 떠나, 대통령 예비후보로서 국민께 인사드리러 가는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며 “막중한 책임감이 어깨를 눌러오지만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