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전히 '관세맨'‥트럼프, 유럽車 관세 압박

對EU 공세 높이는 트럼프…잊을만하면 車관세 만지작
트럼프 “EU 자동차 관세 부과시 원하는 모든 것 내줄 것” 자신
對EU 적자에 부담 느낀 듯…G7 앞두고 유럽 지도자 압박
내년 재선 유세 위해 '관세맨' 부각 위한 전략일수도
  • 등록 2019-08-21 오후 7:55:57

    수정 2019-08-21 오후 7:55:57

장클로드 융커(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이달말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유럽 지도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대선 슬로건인 ‘아메리카 퍼스트’를 염두에 두고 ‘관세맨’ 이미지를 부각시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팽배해진 시점에 확전을 예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EU와 거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들은 많이 깎으려고만 한다. (하지만) 모든 카드는 우리가 쥐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이라곤 그들(유럽)의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수백만대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우리에게 보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EU와의 무역에 꾸준히 불만을 제기해 왔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유럽에 수출하는 미국 자동차에는 10% 관세가 부과되는데, 미국에 수입되는 유럽 차량 관세는 2.5%에 불과하다”고 수차례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진행 중이었고 EU와는 전통적으로 우방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발언 수위는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과 협상할 때와 마찬가지로 공세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실례로 지난 15일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유세에서는 “EU와의 교역 규모는 중국보다 작지만, 중국보다 더 나쁘다. EU는 무역장벽과 관세, 세금 등에 있어 우리(미국)를 형편 없이 대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적 우방국을 적대국인 중국보다 더 나쁘다고 규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최근 EU의 대미 무역흑자가 늘어난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16일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對) EU 무역적자가 750억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24∼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 정상들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G7 회의가 무역에 대한 이견으로 사상 처음 공동선언문 없이 끝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외에도 선거 유세용 발언이라는 해석이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5월 18일 유럽·일본산 자동차 관세 부과 결정을 11월 중순까지 180일 미룬 만큼, 관세 카드로 EU를 압박하기엔 다소 시기가 이르기 때문이다. 관세맨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한편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된 시점에 EU에 공세를 가했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과 EU가 이달초 면세 적용 미국산 쇠고기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합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더욱 눈길을 끈다. 이 합의로 EU로 향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출량은 연간 4억2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종전보다 3배 많은 규모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일부 농민들에겐 숨통을 틔어줄 것이라고 CNBC는 내다봤다.

이같은 합의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EU 역시 본격적인 보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미중 관세 전쟁이 금융시장에 막대한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휘말리게 되면 추가적인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양측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 미국과 EU 모두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자동차판매협회(NADA)는 올해 초 수입차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산 차량 가격이 평균 2270달러, 수입 차량 및 트럭 가격은 평균 6785달러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토모티브리서치센터도 미국 내 자동차와 관련 산업에서 일자리 36만6900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소비와 투자도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럽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EU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체 자동차 수출량의 약 25%에 달한다. 독일 Ifo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0.2%, 약 60억달러(약 6조6800억원)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EU 경제의 핵심인 독일이 흔들리면 다른 EU 회원국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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