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다 암호화폐 가치도 급락하자 초고위험 상품에 손을 대는 개미가 증가하고 있다.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에서 입은 손실을 단번에 만회하기 위해 리스크는 크지만 투자금액 대비 수십배를 벌 수 있는 상품에 기웃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같은 초위험 투자에서 돈을 벌고 간 투자자는 매우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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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거래한 해외파생상품인 ‘E-mini 나스닥100’은 하루 몇백 틱(1틱=0.25포인트)부터 몇천 틱까지 움직인다. 이 가격 변동폭에 거래승수와 계약수를 곱해 손익을 계산하는데 레버리지는 14배까지 사용할 수 있다. 증권사조차 해외파생상품을 ‘도박에 가깝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개미들은 초고위험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서학개미의 2분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3배 레버리지ETF와 상장지수증권(ETN)로 집계됐다. 나스닥지수의 하루 변동폭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하루 변동폭을 3배로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에는 최근 3개월간 9억4820만달러(1조2324억원), 7억5800만달러(9852억원)의 매수세가 몰렸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를 하회하며 약세를 보이자 변동성이 큰 BTC마켓과 선물시장만 팽창 중이다. BTC마켓은 해당 알트코인을 비트코인 개수의 가치로 매겨 거래하는 시장으로,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알트코인의 변동성을 모두 지니고 있어 변동성이 극대화된다.
현재 금융당국도 초고위험 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투자자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국내 파생상품은 사전 교육과 모의거래 후 기본예탁금(1000만원)이 있어야 거래에 나설 수 있지만 해외파생상품은 증거금만 있으면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다만 기본예탁금 제도만 수립할 경우, 규제가 없는 유럽이나 미국 등으로 투자자들이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인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일률적 규제로 소비자 보호를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