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완화 움직임에도 꼼짝 않는 1주택자

여야 ‘소득세법 개정안’ 본격 논의
9억~12억 1주택자 매물 출하 기대
전문가 "전방위 매물 출하 유인 부족"
  • 등록 2021-11-15 오후 5:05:24

    수정 2021-11-15 오후 9:25:08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정치권에서 현행 9억원인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12억원으로 높이는 안을 본격 논의하자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매물이 증여에서 시장 출하로 움직일 것이란 분석에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택처분을 망설였던 1주택자들의 매물 출하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거래절벽 현상을 반전시키기 위해선 대출 규제 완화와 양도차익을 따지지 않는 세율개정도 동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야 1주택자 양도소득세 기준 상향 논의 본격화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여야가 1주택자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현행 9억원 이상에서 12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주택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현재 양도세 비과세 조건은 △1세대 △1주택 △국내주택 △보유 2년 이상 실거래가 9억원 미만이다.

양도세 부과기준 상향은 집값 급등에 맞춰 과표기준을 현실화해 부동산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여당의 의지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 1639만원을 기록한 상황이다.

대선 후보들도 이 같은 논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토보유세 신설 등 부동산 세제 강화를 주장하는 이재명 후보 측도 양도세 완화에 대해서는 “당론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양도세율 인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도세율 자체를 낮춰 부동산 거래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주택 거래로 인한 양도차익 규모와 관계없이 일괄 적용되던 1세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장특공제, 거주기간 40%+보유기간 40%)을 양도차익별로 차등 적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1주택자, 매매로 돌아설까…전문가 “제한적 출하 예상”

시장에선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상향으로 주택 처분을 망설였던 수요자들의 거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법안이 시행되면 1주택자가 9억~12억원의 주택을 팔 때 세금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요자들은 시장에 집을 팔아 세금을 내는 것보다 증여로 세금을 줄이는 ‘우회로’를 찾았다. 실제로 증여량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데다가 거래량은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 3054건으로 전국적으로 연간 아파트 증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9만 1866건)의 뒤를 이었다.

성동구 A공인중개소 대표는 “집값이 많이 올라 현재 주택을 팔고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어하시는 노인분들도 높은 양도세 때문에 무기한 연기하신 분이 많다”며 “오히려 자녀들에게 증여를 하는 경우가 낫다고 판단해 매물이 더욱 들어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상향이 주택시장의 현실성을 반영하는 조치라고 분석하며 1주택자의 매물 출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5억원 초과 양도차익이 발생하는 매물은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전면적인 매물 확대는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집값이 크게 뛴 것을 감안했을 때 1주택자 양도세 부과 기준을 높이는 것이 현실성 있는 방향”이라며 “다만 대출규제와 15억원 초과 양도차익에 대한 공제율 규정이 동반 완화 되지 않는 이상 1주택자의 매물은 제한적으로 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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