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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떠났을때 누구보다 아파해"...유난희, 故개그우먼 언급 사과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쇼호스트 유난희 씨가 홈쇼핑 생방송 중 고인이 된 개그우먼을 언급해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사과했다.유 씨는 23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해당 발언에 대해 잘못을 깨닫고 사과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연상케 해서, 또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운을 뗐다.그는 “너무 사랑하는 후배였고, 그녀가 떠났을 때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던 한 사람이었다”라며 “저 역시 다른 동료분들과 팬분들과 같이 그녀를 사무치듯 그리워했다”라고 했다.이어 “그 마음 한켠의 그리움이 저도 모르게 방송 중에 아쉬운 감정으로 나온 한마디가 여러분에게 상처가 되어드린 것 같아 무거운 하루를 통감한다”라고 털어놓았다.그러면서 “단순히 물건을 세일즈(판매) 하는 입장이기보다는 동료이자 자식을 둔 부모로서 진짜 좋은 것, 작은 것 하나까지도 누구보다 솔직하게 나누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쇼호스트 유난희 씨 (사진=유 씨 인스타그램)유 씨는 “지금 이 글이 제 마음 그대로 여러분께 전해질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저 유난희는 작은 말에도 조심하며 더 겸손한 유난희가 되겠다”라고 밝혔다.아울러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어느 한 사람에게 보통의 하루, 어느 한 사람에게는 따뜻한 하루였을지 모를 이 소중한 하루를 불편한 하루로 만들어 죄송하다”라며 “진심을 전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재차 사과했다.앞서 유 씨는 지난달 4일 CJ온스타일에서 화장품 판매 방송 중 “모 여자 개그우먼이 생각났다”라며 “피부가 안 좋아서 꽤 고민이 많으셨던, 이것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방심위)는 지난 14일 광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해당 방송에 대해 ‘의견 진술’을 결정했다.‘상품 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10조 제9호에 따르면 불쾌감, 혐오감 등을 유발해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 조항 적용을 두고 방심위 위원 중 김유진 위원은 “상품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 정말 아무 관계 없는, 고인이 된 개그우먼을 언급하는 것이 너무 당황스러웠다”라며 “개그우먼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는 분들이라면, 워낙 유명한 개그우먼이었고 안타까운 죽음도 잘 알려진 사건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 멘트로도 상당수 시청자는 누구인지 다 파악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분의 죽음을 이렇게 상품 판매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당황스럽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허연회 위원은 “임상적 근거 없는 일반 화장품을 마치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이 화장품에 대한 내용보다 뒷부분에 있는 개그우먼을 비유하는데 방점이 더 많이 찍히더라”라고 밝혔다.유난희 씨 사과문반면 옥시찬 위원은 “만약 소비자가 (유 씨가 말한 개그우먼이 누구인지) 인식할 수 있었다면 심의규정 위반인데, 저로서는 인식하기 쉽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가 유추하고 확대해석을 하면서까지 심의 규정을 들이댈 수는 없다”라며 “쇼호스트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런 말도 없었다”라고 말했다.김우석 위원은 “우리가 지나치게 이렇게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2차 가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유 씨가 판매한 화장품이) ‘의약품이 아닌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이들 위원 5명 중 3명의 의견으로 해당 안건은 ‘의견 진술’로 결정됐다. 의견 진술은 방심위가 제재를 내리기 전 소명 기회를 주는 과정이다.유 씨와 해당 홈쇼핑 채널은 지난달 방송에서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화상·누드모델 수업… '최초' 그려나간 선각자[정하윤의 아트차이나]<24>
- 리수퉁의 ‘자화상’(1911). 1905년 일본으로 건너간 리수퉁이 도쿄미술학교에서 5년간 수학하고 졸업작품으로 제출한 그림이다. 중국인이 그린 첫 서양화로 꼽힌다. 서양화로 그린 자화상으로도 처음이다. 그리는 대상의 비례·형태를 정확하게 잡고, 경직된 화면을 밝은 색으로 풀어내는 등, 당시 도쿄미술학교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이 그랬듯 스승 구로다 세이키의 영향을 받은 ‘일본식 서양화풍’이 보인다. 인물의 배경에 둔 모자이크식 바탕은 신인상주의 방식을 적용한 리수퉁의 ‘실험’이다. 캔버스에 유채, 60.6×45.5㎝, 일본 도쿄예술대 소장.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인자한 미소를 띠고 앉은 한 남자가 보인다. 딱히 틀린 데는 없지만 그렇다고 확 뛰어나 보이지도 않는 이 작품은, 중국에서 처음 서양화를 배운 사람으로 미술사에 기록된 중국 화가 리수퉁(李叔同·1880∼1942)의 ‘자화상’(1911)이다. 1911년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하면서 학교에 제출한 그림인 ‘자화상’은 중국 사람이 그린 서양화로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그림 중 하나다. 작품의 우수성은 차치하고서, ‘처음’이란 사실만으로도 의의가 깊다고 하겠다. 그러고 보니 서양화 개척자로서의 자부심과 5년간의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한다는 안도감이 입가의 미소에 담겨 있는 듯하다. 리수퉁이 다녔던 도쿄미술학교는 당시 서양화를 제대로 가르치는 몇 안 되는 학교였고, 청나라와 조선 유학생들이 서양 문물과 예술을 배우기 위해 유학한 우수한 기관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양화가 1호인 고희동, 2호인 김관호, 3호인 김찬영 모두 이 학교를 졸업했다(고희동과 리수퉁은 유학기간이 2년 정도 겹치지만 친분에 대해 깊이 연구된 바가 없다). 도쿄미술학교가 각 나라의 서양화 효시들을 배출할 만큼 우수한 학교였던 것은 팔할이 구로다 세이키(1866∼1917) 덕분이다. 일찍이 파리에서 유학하며 ‘잘 그리는 서양화’를 마스터한 구로다는 본국으로 돌아와 ‘일본식 서양화’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형태의 정확성과 인상주의식 파스텔톤 컬러를 조합한 화면이 그 연구의 결과물이었고, 그의 이런 화풍은 도쿄미술학교, 나아가 관에서 주도하는 전시회의 모범답안처럼 여겨졌다. 구로다에게 직접 사사받은 만큼 리수퉁의 작품에는 구로다의 영향이 짙게 배어 있다. ‘자화상’의 방식, 다시 말해 비례나 형태는 정확히 그리되, 색채에서는 밝은 색을 사용하는 것이 바로 구로다로부터 배운 ‘일본식 서양화’였다. 다만 스승의 방식에 리수퉁은 나름대로 실험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배경을 마치 모자이크처럼 얼룩덜룩하게 칠해 신인상주의식 방식을 적용한 것이 그것이다. ◇미술 넘어…피아노 연주, 작곡, 음악평론, 연극서도 두각나라가 외세의 침략에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던 청나라 말, 일본으로 유학을 간다는 것이 분명 보통 집안에서 가능한 일은 아니었을 거다. 리수퉁은 소금상인이자 은행가였던 할아버지를 둔 덕분에 넉넉하게 생활하며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네 살 때는 아버지를, 열다섯 살쯤에는 어머니를 여의었음에도 이복형들 덕분에 어렵지 않은 생활을 지속했다. 리수퉁의 ‘반라의 여인’(1909). 리수퉁이 도쿄미술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습작한 작품 중 하나다. 스승 구로다 세이키가 만들고 가르친 ‘일본식 서양화’를 따라 화면에 든 구성요소의 정확한 형태와 인상주의식 파스텔톤 색이 조화를 이루는 그림으로 제작했다. 캔버스에 유채, 91×116.5㎝, 중국 베이징 CAFA 아트뮤지엄 소장.재미있는 것은 리수퉁의 관심사가 미술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쿄 유학 시절 그는 미술뿐만 아니라 피아노와 작곡을 배웠고, 음악잡지 편집을 맡기도 했다. 글도 잘 썼는데, 그가 쓴 음악잡지 서문을 읽어 보면 “음악은 영혼을 아름답게 하며 사회적 관습을 변혁시킬 수 있다”고 쓴 글 솜씨를 볼 수 있다. 그는 동시에 저물어가는 나라의 운명을 슬퍼하며 “플루트의 구슬픈 소리가 남쪽 산하에 타고 흐르는 눈물을 전달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음악을 들을 줄 알고, 글로도 표현할 수 있었던 거다. 이쯤 되면 전문 음악평론가라 할 만하다. 리수퉁이 진심을 다했던 또 하나의 분야는 연극이다. 이미 아마추어로서는 수준급인 베이징 오페라 연기자였던 그는 일본에서도 연극을 공부하고 연기활동을 병행했다. ◇학교 커리큘럼에 석고 모형 도입하고 서양미술사 가르쳐1910년 귀국 후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그는 미술과 음악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했다. 먼저 꽤 열정적이고 혁신적인 미술선생이었다. 리수퉁은 학교 커리큘럼에 석고 모형을 도입하고, 학생들을 데리고 야외 사생을 나갔다. 지금에야 석고 데생을 한다는 것이 구태의연하고 낡아빠진 구시대의 잔재로 여기지만, 100년 전 중국에서는 과학적인 관찰과 서양식 테크닉을 익힐 수 있는 최첨단 교육방식이었다. 야외 사생 역시 마찬가지다. 스승의 그림을 보고 똑같이 그리는 것이 미술교육이던 중국에서 붓과 캔버스를 들쳐 메고 굳이 밖으로 나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내가 내 눈으로 보는 세상을 표현하겠다’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신식교육이었다. 나아가 리수퉁은 서양미술사를 가르치고, ‘서양미술사강의’를 집필했으며, 1914년에는 무려 누드모델 수업까지 감행했다. 이 모두가 중국 미술교육에서는 ‘최초’로 기록된 사례들이다. 자국에서 가장 먼저 서양화를 배운 사람이라는 책임의식이었을까. 리수퉁은 전문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기보다는 이처럼 교육에 헌신했다. 음악교육에도 열을 올려 대부분 중국인 1세대 음악교사들은 리수퉁의 제자였다. 더불어 많은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곡은 지금도 모든 중국인이 즐겨 부른다는 ‘송별’이다. 존 오드웨이가 1868년에 쓴 곡인 ‘고향집과 어머니’(Dreaming of Home and Mother)에 중국어 가사를 붙인 노래다. 리수퉁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합창곡을 작곡한 사람이기도 하다. 한 분야를 잘하는 것도 어려운데, 무려 두 분야 모두에서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그 활동은 길지 않았다. 많은 힘을 한꺼번에 쏟았기 때문일까. 리수퉁은 1918년, 모든 것을 떠나 돌연 승려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유혹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불혹 직전이었다. 승려가 된 이후 리수퉁은 이름도 ‘홍이’로 바꾸고, 미술·음악·글 등 그가 재주를 보인 대부분에서 손을 놓았다. 리수퉁의 ‘무제’(연도미상). 리수퉁이 불교로 귀의한 뒤 그린 작품으로 추정한다. 미술은 물론 음악·글쓰기 등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던 리수퉁은 중국 예술교육 분야에서 활약하던 중 서른여덟 살인 1918년 돌연 속세를 버리고 출가했다. 이후엔 ‘홍이’란 이름으로 살았다. 종이에 채색, 42.5×47.5㎝, 개인소장.가히 ‘르네상스맨’이라 불릴 만큼 다방면에 재주가 있던 리수퉁. 게다가 그는 모든 역사에서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처음’이란 타이틀을 미술·음악에서 골고루 거머쥔 선각자였다. 그런 그가 속세를 완전히 버렸다는 선택은 놀랍다. 게다가 리수퉁은 처자식이 있는 가장이었다. 무슨 큰일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리수퉁은 교육 쪽에 무거운 사명감을 끝까지 갖고 있었다. 자신의 출가 결심을 알리면서 “나라 교육의 발전에 더 헌신하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고까지 말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 속을 어찌 다 알겠느냐마는, 직접 남긴 글을 참조하면 어느 정도는 추리할 수 있다. 리수퉁은 마음을 나누던 친구에게 ‘인생의 무상함에 대해 문득 깨달은 이후 사는 일이 무료하고 재미없어졌으며 전문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열심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학자들은 추측한다. 일찍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망하고, 나라마저 망하는 과정을 겪었던 그였기에 ‘삶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남들보다 일찍 깨달았을 거라고. 그래서 마흔이 채 되기 전에 이미 현생에 대한 미련이나 집착이 사라져버렸고,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다는 불교에 귀의한 거라고 말이다. 그럴듯한 해석이다. 하고 싶은 예술은 다 했고, 사회에서 한자리 차지하며 탄탄대로를 살았던 것 같은 리수퉁에게도 깊은 슬픔과 아픔은 있었으니까. 어려운 시대에 선각자의 사명을 감당한다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테니까. 리수퉁, 아니 승려 홍이가 사망하기 전 남긴 네 글자는 ‘비흔교집’(悲欣交集)이다. ‘슬픔과 기쁨은 뒤섞여 있다’는 이 선각자의 마지막 말에 계속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 공개된 '유럽판 IRA'...주목해야할 수혜주는 '이것'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유럽연합(EU)이 최근 발표한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초안을 발표하면서 수혜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향후 다른 국가들도 EU의 정책 방향성을 참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폐배터리가 수혜를 입고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한다. ◇ 초안 공개된 ‘유럽판 IRA’…수혜는 폐배터리株증권가에선 유럽판 IRA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폐배터리 관련주를 눈여겨보고 있다. 국내엔 에코프로(086520)와 성일하이텍(365340), 아이에스동서(010780), 코스모화학(005420) 새빗켐(107600) 등이 거론된다. 폐배터리 관련주는 유럽판 IRA가 2~3월 중 발표된다는 소식이 본격적으로 전해졌던 지난달부터 일제히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에코프로는 270.52% 상승했다. 성일하이텍은 57.02%, 아이에스동서와 코스모화학은 각각 18.97%, 103.26% 급등하고, 새빗켐도 26.84% 상승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들은 폐배터리 시장에 일찌감치 영역을 넓혀 폐배터리 관련주로 묶인다. 에코프로는 SK에코플랜트, 테스와 유럽 지역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선점, 공략하기 위해 지난 14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성일하이텍은 유럽에 공장을 세워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상용화하기 시작했고, 아이에스동서도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코스모화학은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유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새빗켐은 2017년부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진출해 비중을 늘리고 있어 관련주로 묶였다.앞서 EU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과 탄소중립산업법(NZIA)의 초안을 발표했다. 핵심원자재법은 오는 2030년까지 전략 원자재의 EU 연간 수요 대비 역내 채굴 10%, 제련과 정제 40%, 재활용 15%까지 확대하고 특정 국가에 대한 밸류체인별 수입 의존도를 65% 이하를 낮추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EU는 또 탄소중립산업법을 제시하면서 탄소중립 전략산업의 제조역량을 2030년까지 EU 연간 수요의 40% 수준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태양광, 배터리, 풍력발전, 탄소 포집 등의 기술 등이 핵심 기술로 여겨진다. ◇ 폐배터리株 상승 흐름…“EU정책이 모멘텀 될 것”금융투자업계에서는 탄소중립산업법보다는 핵심원자재법을 살펴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업체 중에서는 지난해 2월 포트투갈 풍력타워 하부구조물 생산기업을 인수한 씨에스윈드(112610)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EU 역내에 생산시설을 갖춘 곳이 전무하기 때문이다.특히 EU의 핵심원자재법의 정책 방향성은 원자재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리사이클링을 통해 일정 부분을 자체 조달을 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여기에는 폐배터리 리사이클 기술이 핵심이며 향후 전기차 등 배터리를 생산할 때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통해 추출한 원자재가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되도록 의무화하는 조치가 시행될 전망이다. 국내 정부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EU 핵심원자재법 및 탄소중립산업법 관련 간담회’를 열고 국내 기업에 기회 요인이 있다고 판단, EU와의 접촉을 늘려 우리 기업의 부담 요인을 줄이고, 기회 요인은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EU의 핵심원자재법은 아직 초안으로 최종 법제화되기 전까지 1년가량이 남았지만, 증권가에서는 향후 다른 국가들도 EU의 정책 방향성을 참고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EU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에 대해 선도하면서 정책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향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이 안정화되기 위한 관점에서도 EU의 정책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인 후 연말에 조정을 받았는데, EU의 정책이 다시 한번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옅어진 한한령 문턱…게임株, ‘대륙에서 통할까’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등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게임 관련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게임 시장이 다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국제 정치 상황 등이 여전히 변수이나 올해 내내 게임 업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로 구성된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지난 16일 이후 6거래일간 6.50%(44.92포인트) 상승하며 736.90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51%, 코스닥 지수는 3.89%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크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테마성 지수 중 게임 관련주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것은 7.46% 오른 대형 반도체 기업 15종목으로 구성된 KRX 반도체 탑15가 유일하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중국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 20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2023년 3월 게임 판호 허가 리스트에 한국 게임 5종을 포함했다. 넷마블(251270)의 ‘7개의 대죄’, 넥슨게임즈(225570)의 ‘블루아카이브’,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IP게임’, T3엔터의 ‘오디션 전국파티’ 등이다. 대륙으로 향하는 길이 다시 뚫리면서 실적 부진에 신음하던 주요 게임사 역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엔씨소프트(036570), 펄어비스(263750), 컴투스(078340) 등 주요 게임사들은 모바일 매출 감소와 늘어난 인건비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으며, 크래프톤(259960)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나 신작 모멘텀 부족으로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증권가에서는 중국이 한국 게임에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한 만큼 판호 발급 시기 및 신작 게임 출시 시기에 맞춰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판호를 받을 수 있는 게임 및 게임회사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으나 5개 게임의 퍼블리싱을 발표한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293490), 네오위즈(095660), 넷마블, 넥슨 등 증시에 상장된 주요 게임사들은 대부분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발급을 재개하는 만큼 매월 주가에 이벤트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판호가 이미 발급된 게임들의 실제 출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 업종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다만 한국 게임이 중국 현지에서 과거와 같은 흥행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바일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와 슈팅 장르를 제외한 중국 내 게임 개발 역량이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시장이 과거와 달리 저성장을 하고 있는 것도 리스크다.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판호 발급으로 한국 게임 콘텐츠의 중국 유통 규제가 해소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면서도 “중국 게임 시장 문이 열렸으나 높아진 중국 유저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려면 국내외에서 게임성을 인정받고, 출시된 지 오래 지나지 않았으며 현지화가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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