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통신] 등교 시간 코앞인데 아직도 '꿈나라'

  • 등록 2013-02-05 오전 6:00:00

    수정 2013-02-05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새 정부 출범이 정확히 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모든 게 오리무중이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라는 메가톤급 악재 이후 모든 게 꼬여버렸다. 박근혜 정부의 ‘지각 출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박근혜 정부를 주도할 인사들의 면면은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있다. 고위공직자 인선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각의 꽃’이라는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은 김용준 낙마 사태 이후 깜깜 무소식이다. 지난달 29일 김 위원장의 자진사퇴 발표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다. 황금같은 일주일의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인수위 일각에서는 총리 후보자 발표가 설 연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총리 후보자 인선이 늦어지면서 17개 부처 수장의 윤곽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총리 후보자에 앞서 청와대 비서실장이 먼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지만 마찬가지였다. 인수위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매번 ‘이르면 00일 발표’라는 전망성 기사를 써왔지만 번번이 빗나갔다. 설날 연휴 직전 막판 스퍼트를 낼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도 나오지만 쉽지 않아보인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도 급하다. 여야는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 처리에 합의했지만 상황은 불투명하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와 비교할 때 국회 제출이 열흘 가까이 늦었다. 또 외교통상부의 통상업무 기능 이관 등 국회 심의 과정에서 불거질 쟁점도 한둘이 아니다. 아울러 야권이 박근혜 당선인의 일방통행을 저지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어제는 ‘봄이 온다’는 입춘(立春)이었다. 영하의 추위에 폭설이 내린 탓에 출근대란이 벌어졌다. 직장마다 지각사태가 속출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우려되는 새 정부의 지각출범은 누구 탓일까?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슬로건은 ‘준비된 여성대통령’이었다. 인수위 시계는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지만 무엇이 준비됐는지 국민은 의아스럽다. 등교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까지도 이불 속에서 꿈나라를 헤매고 있다면 지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박 당선인과 인수위를 둘러싼 국민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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