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올 경제성장률 3.6%로 하향 조정

3.8%→3.6%..통계 개편 아니었으면 3.4% 수준
원화강세·차이나리스크 등 6대 위험요인
  • 등록 2014-06-22 오전 11:00:00

    수정 2014-06-22 오전 11: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3.6%로 종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수출 회복이 지속되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 충격 등으로 민간소비가 미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원화 강세와 차이나리스크 장기화 우려 등 6가지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무너질 경우 경기회복 흐름에서 이탈해 다시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더블딥 가능성도 우려했다. 경기가 급락할 경우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주: 2014년 수치는 현대경제연구원 전망치. ( )는 2013년 10월 전망치.
현대연구원은 22일 ‘하반기 한국 경제의 하방위험’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이같이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통계 개편이 아니었으면 사실상 3.4%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사실상 0.2%포인트가 아니라 0.4%포인트 하향 조정이라는 것. 이는 기획재정부(통계 개편 조정치 반영 4.1%), 한국은행(4.0%),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4%에서 1.7%로 낮췄다. 경상수지는 490억달러 흑자에서 790억달러 흑자로 상향 조정했다.

민간소비, 설비투자가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과 수입 모두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하방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수출과 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대내외 하방위험이 커질 경우 더블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표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지만, 체감경기가 나빠지면서 괴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예컨대 지표상으론 신규 취업자 수가 급증하고, 고용률도 4월 65.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오히려 가계가 생각하는 취업기회 전망은 나빠졌다. 5월 취업기회전망 CSI는 96에서 91로 5포인트 하락했다. 기준선인 100도 못 미쳤다. 저임금 일자리가 대량 생산되면서 취업자 수가 늘고 있지만, 일자리 질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원화 강세도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과 엔-원 환율이 모두 1000원 이하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본 유입 등으로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다.

대외 여건도 좋지 않다. 차이나리스크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물경기 둔화, 그림자 금융 규제 등 구조조정 가능성 등으로 중국 경제 둔화가 지속될 경우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가 감소하면서 국내 산업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나온다.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라크 내전 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대란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수입 원유 가격 급등, 투자 부진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연구원의 주장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국 경제가 소프트패치(경기회복세 정체)에서 더블딥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미약한 경기 회복력을 강화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조기집행과 국내 경기급락시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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