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폭염과 열대야로 지친 여름. 시원한 수박이 제격이지만 수박 한통 가격이 3만원을 넘어서면서 장바구니에 선뜻 넣기 부담스럽다. 수박 한통, 작년보다 두 배나 오른 시금치 한단, 여전히 비싼 달걀 한판만 담아도 5만원이 훌쩍 넘는 물가에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채우기가 두렵다.
| 폭염이 지속되면서 일부 채소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구입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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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열대야로 과일과 채소 가격이 치솟고 있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수박(상품) 소매 가격은 평균 2만 3909원, 최고값은 3만 1800원이다. 평균값 기준 일주일새 3632원이 올랐고, 한달 전 1만 8317원보다 30.5%나 올랐다. 수박의 평년 가격은 1만 8182원이다.
대형마트에서는 할인행사 등을 통해 2만 1000~2만 5000원 정도에 판매하지만 고당도 수박 등은 온라인쇼핑몰에서 3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계속된 폭염에 열대야가 이어지며 수박 생장이 부진한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수박은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수확기 이전에 내부가 익어버려 판매하지 못하는 상품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더위가 극성일수록 수박을 찾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잎채소 가격도 고공행진이다. 시금치는 30일 기준 1kg당 1만 945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새 75%나 급등했다. 평년 가격(9399원)의 2배가 넘는다. 마트에서는 한 단에 7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청상추는 100g에 1572원으로 평년(1134원)의 38.6%, 깻잎은 100g 당 1793원으로 평년(1665원)의 7.6%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달걀 값도 여전하다.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대량 살처분 후유증으로 여전히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30일 기준 특란 중품 한판(30개) 가격은 7263원으로 평년 가격(5210원)에 비해 40% 올랐다. 폭염이 계속되면 축산 농가의 닭 폐사가도 늘어나 달걀값이 더 오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