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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를 인용, 올해 2분기(4~6월) 전세계 스마트폰 도매 가격이 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도매 가격은 지난 수년 동안 2%를 넘은 적이 없었다.
도매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조만간 소매 가격 인상도 현실화할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중국 샤오미의 경우 지난 3월 인도에서 레드미노트10을 161달러에 출시했지만, 이달부터 8% 인상한 174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부품가격 상승을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상쇄한 것이다. 샤오미 대변인은 “칩셋 부족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통상 약 6개월 전에 핵심 부품을 구매해둔다. 덕분에 지난 일년 동안의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에도 자동차, 개인용 컴퓨터, 가전제품 산업에서 직면한 부품 중단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핵심 부품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업계의 반도체 공급 경색은 세계 최대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2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TSMC의 2분기 전체 매출은 1년 전보다 20% 늘었지만, 스마트폰 칩 매출은 3%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하반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7억 710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억 6100만대 대비 1.3%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닐 모스턴 이사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가격결정력을 갖고 있으며, 순이익을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실적 악화는 막으려 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가격이 거의 대부분 오를 것이라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보다는 다른 시장에서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스마트폰 판매를 추적하는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의 클리프 말도나도 수석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칩 공급이 제한적이라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어디에서 주머니를 채울 것인가? (가격 인상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