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문' 좌초됐지만 '서울링'은 조성 가능…민간투자방식 진행(종합)

180m 규모의 바퀴살 없는 고리 형태의 대관람차
20년전 설립 무산된 '천년의 문'과 비슷한 디자인
사업비 약 4천억원 규모 추정, 민간투자방식 진행
  • 등록 2023-03-08 오전 11:42:47

    수정 2023-03-08 오전 11:42:47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20여년 전 재원 조달, 구조 안전 문제로 백지화됐던 서울형 대관람차 ‘서울링’ 사업이 민간투자사업 방식을 통해 다시 진행된다. 서울시는 대략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사업비 조달 등을 고려했을 때 공공이 주도하는 재정 사업보다는 수익형 민자 사업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서울링 조감도 예시. (사진=서울시)
서울링 조성 사업에 참여할 컨소시엄 구성에는 국내 대기업 뿐만 아니라 대관람차 구조 설계에 특화된 해외 기업도 포함 될 수 있으며,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민간에서 더 나은 디자인과 설계 방안 등을 제시하면 그에 따라 사업 계획안도 변경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업성 충분”…2025년 착공 목표

서울시는 서울형 대관람차 ‘서울링’을 마포구 상암동 소재 하늘공원에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6월 민간사업 제안서를 접수받고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른 행정절차대로 추진해 오는 2025년 하반기 중 착공을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이날 발표한 서울링의 디자인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새로운 천년과 2002 한일월드컵을 맞아 서울 상암동 한강변에 세우려다 무산된 국가상징 조형물 ‘천년의 문’과 비슷한 형태다. 기존 대관람차가 살(Spoke)이 있는 것과 달리 고리 형태의 개방된 ‘링(Ring)’ 모양 디자인으로, ‘런던아이’보다는 중국 유방시 빈해구에 위치한 세계 최대 대관람차 ‘발해의 눈(BoHaiZhiYan)’과 더 유사한 모양이다.

천년의 문은 공공개발 방식으로 건축비가 당초 300억원에서 550억원으로 증액되어 재정 투입 부담이 컸고, 안전 문제로 무산됐지만 20여년이 지난 현재 기술로는 서울링 형태의 대관람차 조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링의 규모는 180m로 아인 두바이(폭 257m)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나 살이 없는 고리형 디자인 기준으로는 세계 1위 수준이다. 탑승 인원은 시간당 1474명, 1일 최대 1만1792명 탑승이 가능하다.

서울링 조성 사업에 소요되는 사업비 규모는 약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공사 기간은 2027년 12월로 예정되어 있다. 사업비 규모와 기간 모두 민간 컨소시엄 선정과 이후 사업 계획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서울시는 가이드라인 제시 단계인 현재로선 정확한 규모 추정이 어렵지만, 오는 2030년 서울시 연간 관광객이 3000만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연간 350만명 이상의 관광수요가 발생한다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난지도 최고점을 기준으로 폐기물 층을 고려하면 약 120~130m 이상의 말뚝 시공을 통해 구조적 안정성을 담보 할 수 있고, 현재 기술력으로 살이 없는 형태의 대관람차 디자인도 구현이 가능하다”면서 “하늘공원의 해발고도 위에 180m 높이의 서울링이 세워지게 되면 전체 해발고도는 276m 정도로 63빌딩(해발고도 264m)보다 높아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링 장소 선정은 마포 소각장 건립과 무관”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상암동 하늘공원, 노들섬, 여의도공원, 수도자재센터, 잠실 등 다양한 후보지를 검토했고 최종 서울링 조성 장소로 하늘공원을 선정했다. 한강에서 보여지는 모습, 대관람차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서울의 대표적 경관이 되어야 한단 원칙에 한강공원이 부합하며 도시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적합했단 설명이다.

서울시 측은 ‘마포 소각장 건립’에 마포구 주민들이 반대가 심하니 서울링 조성,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건설 사업 재추진 등을 통해 회유하려는 것이 아니냔 의문에 대해서는 소각장 건립과는 별개의 문제란 입장을 밝혔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접근성, 주변 관광인프라, 조망, 랜드마크, 균형발전 측면 등을 고려한 결과 남북 화합과 서울의 관문으로서 상징성이 있는 하늘공원을 최종 선정한 것이지 소각장 건립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늘공원은 서울의 관문이자 북한과 가까워 민족의 화합과 통일의 염원을 담을 수 있고, 한강·서울도심·남산·북한산 자연경관 조망이 가능한데다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던 공간적 특성을 살려 박물관의 기능도 동시에 수행 할 수 있단 점이 입지적 특성이 있다.

이를 위해 대관람차 하부 공간에는 1978년부터 서울 전역에서 반입된 쓰레기 매립지라는 난지도의 역사와 의미를 알 수 있도록 매립지 퇴적층을 확인할 수 있는 체험 전시관을 조성하고, 인근 월드컵공원과 연계되는 지하연결통로를 만들어 접근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중교통 연계가 미흡하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친환경 자율주행버스 등 교통수단의 단계적 확대를 추진하고 곤돌라 및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관람차가 조성되는 하늘공원과 상암동 일대를 마포석유비축기지, 자원회수시설 등 공공시설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전략을 마련하고 민자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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