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지난 10월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 낙선에 대해 “방글라데시와 아프리카에 이어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국가들은 이사국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권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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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인권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오랫동안 이사국을 역임해오던 대한민국이 탈락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인권 상황이 어떤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치러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이사국 자리 4곳을 두고 출마한 8개국 중 방글라데시, 몰디브, 베트남,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5위에 그쳐 낙선했다. 한국은 과거 총 5번에 걸쳐 이사국을 맡았지만 낙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전략 부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 대표는 “인권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마치 공기처럼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며 “공기도 희박해지면 귀한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최근 윤석열 정부에 의한 후퇴가 일상화되다 보니 또 다시 인권의 중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만평을 그렸다는 이유로 학생이 탄압받거나, 있는 사실을 보도했다고 보도한 기자와 언론사를 핍박하거나, 심지어 세무조사를 당해 수백억원 세금을 부과당하기도 했다”며 “옛날에 ‘막걸리 보안법’이라고, 혹시 이 말을 했다가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을까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민주공화국이란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주권자로서 존중받아야 하고 정치 대리인은 국민으로부터 권한 위임받은 일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가끔 잊어버리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인권위가)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다져내고, 퇴행을 막고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뿐 아니라 실제 인권침해 발생 경우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