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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CNN방송,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월요일(13일) 밤부터 수요일(15일) 아침까지 최대 시속 75마일(약 120㎞/h)의 돌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며, 극도로 건조한 기상 조건과 합쳐져 위험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기상 조건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미 기상청은 전날 풍속이 시속 30~50마일(약 48~80㎞/h)에 달하고 산에서는 시속 50~75마일(약 80~120㎞/h) 돌풍이 예상된다고 예보하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한때 5곳에서 진행됐던 동시다발적 화재는 현재 3곳으로 줄었지만, 불길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가장 처음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압률은 전날 11%에서 이날 13%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튼 산불은 15%에서 33%로, 허스트 산불은 76%에서 95%로 진압률이 확대했다.
하지만 CNN은 “바람이 강해지면 현재 진행 중인 화재가 더욱 강렬해지거나 새로운 화재가 발생해 (다시 한 번) 대규모 지옥불(inferno)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이튼 산불과 팰리세이즈 산불은 캘리포니아 역사상 각각 2번째와 4번째로 파괴력이 큰 화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기상청이 허리케인에 가까운 수준의 강풍을 예보해 긴급 준비 태세에 있다”며 “전체 지역에서 새로운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우선 순위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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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재로 4만에이커(약 162㎢)가 넘는 땅이 불에 탔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면적보다 넓다. 전체 피해 지역에서 보고된 사망자 수는 기존 16명에서 최소 24명으로 늘었다. 팰리세이즈와 이튼에서 보고된 실종자 수도 최소 23명으로 증가했다.
대피 명령 및 대피 경고를 받은 주민 수는 기존 15만 3000명, 16만 6000명에서 9만 2000명, 8만 9000명으로 줄었다. 화재 진압이 완료된 일부 지역에서 대피 명령과 대피 경고가 해제됐기 때문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최소 25억달러의 자금 지원을 약속하며 “복구 및 잔해 제거, 추가 산불 대비, 화재로 문을 닫은 학교 재개를 지원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재 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지원 및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LA 프로스포츠 구단 12곳이 800만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비욘세(250만달러), 제이미 리 커티스(100만달러), 에바 롱고리아(5만달러) 등 유명 팝가수와 할리우드 배우들의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월트디즈니와 패러마운트도 각각 1500만달러, 100만달러를 쾌척했다.
반면 화재를 틈타 약탈 등의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LA경찰국은 야간 통행금지 위반, 절도, 소방관 사칭, 기물 파손 등으로 14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LA카운티 검찰은 화재 발생 중 범죄와 관련해 1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9명은 약탈 혐의, 1명은 방화 혐의였다. 산타모니카 경찰국도 지난 7일 이후 대피 구역에서 40명 이상을 체포했으며, 이들 모두 산타모니카 출신이 아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