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1분기(1~3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으면서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전동화 시대 글로벌 리더 자리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합계 영업이익은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한 2조8210억원, 매출은 19.44% 늘어난 36조1876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은 기아의 영업이익은 2조2660억원으로 전년보다 41% 늘고, 매출은 22조84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호실적 전망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난 점에 기인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올해 1분기 38만2354대를 팔아 역대 1분기 중 최다 판매 실적을 거뒀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완성차 시장 점유율 9.4%로 4위를 달렸으며, 올해도 2월까지 9%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흥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1만431대를 팔아 판매량 7위를 달성하며 2020년 29위에서 크게 성장했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전동화 전환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차량들이 호평받으면서 브랜드 입지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품질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높은 평가를 하면서 판매량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2020년 대비 5배 늘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앞으로 8년간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해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151만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총 생산량은 364만대까지 확대해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 3위에 오른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경우 2032년까지 신차의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확대하는 차량 배출 규제를 도입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장기적인 실적 기대감도 커지면서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전기차 생산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전일 대비 3~5%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주도 동반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