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중심 회복…고장난 경기선행지수[최정희의 이게머니]

하락하는 경기선행지수 대부분 제조업에 초점 맞춰
美 ISM제조업 PMI 부진한데 서비스업은 견고
제조업서 서비스업으로 수요 이동…물가 잘 안 떨어져
제조업 중심 韓, 경기회복은 한계·물가 부담은 지속
제조업 심리 바닥찍고 반등…하반기엔 개선될지 주목
  • 등록 2023-05-25 오전 6:00:00

    수정 2023-05-25 오전 7:02:35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경기선행지수와 ISM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경기선행지표들이 둔화하고 있는데도, 미국 경기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대면 서비스업들이 경기를 받쳐주고 있기 때문인데, 제조업 위주로 구성된 경기선행지수들이 이를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업 위주의 경기회복세는 뚜렷한 명암(明暗)이 있다. 경기 경착륙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요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크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점은 부정적이다.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로선 고물가·고금리 속에 경기 둔화 압력까지 견뎌야 한다는 점에서 경기 운영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서비스업 위주로 회복…‘서비스업 선행지표’를 보라


24일 주요 외신 보도를 보면 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보다 0.6% 하락한 107.5를 기록했다. 13개월 연속 하락세다. ISM제조업 지수는 4월 47.1로 6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작년 11월 이후 계속 기준선(50)을 밑돌고 있다.

경기 선행지표들의 악화는 미국 경기가 조만간 침체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의미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기술혁신 사이클, 리쇼어링(Reshoring), 서비스업 성장 등으로 경기선행지수·ISM제조업 지수 하락에도 제조업 생산은 상당히 견조한 추세”라며 “미국 하반기 경기는 침체보다는 노 랜딩(no landing·경기 상승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엔데믹 이후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경기선행지수, ISM 제조업지수 등의 경기 설명력이 약해지고 있다. 미국의 ISM 서비스업지수는 4월 51.9를 기록했다. 3월(55)에 비해선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특히 미국 경기는 80%가 서비스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업의 회복세는 미국 경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도 서비스업 위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 선행지표들이 이런 현상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비 0.3% 성장했는데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0.3%포인트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6월 100.3을 기록한 후 추세적으로 하락해 올 3월 98.2까지 내려왔다. 경기선행지수는 재고순환지표, 기계류 내수 출하지수, 건설 수주액, 수출입물가 비율, 코스피, 장단기금리차, 경제심리지수 등 주로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서비스 물가 안 떨어지고 고금리 장기화…韓 경기 운영 어려움 커질 듯

서비스업 위주의 경기 개선은 서비스업에 특화된 미국의 경기 회복에는 긍정적이지만,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3.6%, 28.0%였다. 반면 미국 GDP에서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비중은 80%, 11%였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상향 조정되지만, 우리나라는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0.2%포인트 높아진 반면, 우리나라는 1.5%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수요가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서비스 물가가 크게 꺾이지 않은 부분은 미국, 한국 모두 부담이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뿐 아니라 한국은행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선 경기 운영에 더 큰 어려움을 불러올 수 있다. 반도체 등 제조업 경기 악화로 전반적인 경기가 위축되는데 서비스업은 회복돼 금리를 인하하는 만큼 물가가 떨어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제조업 경기가 언제쯤 반등할지가 관건이다. 일단 서비스업과 제조업 모두 심리지표가 바닥에서 반등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제조업 심리지수는 3포인트 올라 73을 기록했다. 두 달 만에 상승 전환이다. 이에 앞서 서비스업 심리지수는 1월 71로 바닥을 찍은 뒤, 5월엔 78까지 상승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기업 심리 개선과 관련해 “경기 불확실성 지속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실적 회복 기대감이 반영돼 심리지수가 개선된 데다 대면 활동 재개로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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