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최병률 원정숙 정덕수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도림천 산책로에서 길고양이를 쫓아가며 폭행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주민들이 준 먹이를 먹고 있던 고양이를 때리려 우산을 휘두렀고, 놀란 고양이가 인근의 ‘고양이 대피소’로 도망가자 대피소를 우산으로 수차례 가격했다. 놀란 고양이가 대피소를 나와 달아나자 우산을 들고 쫓아가며 폭행을 시도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우산으로 고양이를 위협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 같은 행위가 동물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에 대한 정의를 규정한 2조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동물학대 금지’를 규정한 8조에서는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가 빠져 있다. 내년 4월 시행 예정인 개정안에서도 ‘동물의 몸에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로 한정하고 있다.
죄형법정주의가 적용되는 형사재판에서는 형벌 조항에 대해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이 엄격히 금지된다. 법원 입장에서도 피고인의 동물학대 여부는 ‘동물학대 금지’ 규정에 해당하는지를 근거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A씨가 고양이에게 우산을 휘두르고 고양이 대피소를 가격하며 쫓아갔다고 해서 동물학대 처벌 대상인 신체적 고통을 줬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